“유럽 주요은행 부실, 금융위기 새 뇌관”

  • 입력 2009년 5월 24일 02시 54분


S&P “美상업용 모기지 부실도 우려”
한국경제 역동적… 신용상향은 일러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유럽 금융회사의 붕괴와 미국 상업용 모기지 부실이 또 다른 금융 불안을 야기할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 플러스 성장에 성공함으로써 경제와 산업의 역동성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신용등급을 상향할 상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위스 S&P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채정태 S&P 한국사무소 대표는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스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또 다른 갑작스러운 파국이 일어날 수 있다”며 “앞으로 몇 달 안에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은 유럽의 주요 은행이 몰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권이 비대한 유럽 국가는 대형 금융기관이 부실화되면 이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 특히 그는 유럽에서 은행이 무너지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해당 국가 중 누가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지도 모호해 이런 구조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상업용 모기지 부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그는 “실업사태가 지속되면서 사무실 수요가 없어지고 상업용 부동산 매매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내년에 수조 달러 규모의 상업용 모기지의 만기가 돌아온다”며 “대규모 부실이 발생해 지방 은행들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S&P가 최근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것과 관련해 “미국 역시 재정적자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경제는 “향후 6개월 내에 자유낙하를 멈추고 바닥을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아시아 신흥시장 국가는 최악은 지나간 것 같다”며 “중국이 현재의 침체를 가장 먼저 벗어나는 국가가 될 것이며 중국에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정태 한국대표는 “한국경제가 전 세계 경기침체 과정에서 반등함으로써 경제와 산업의 역동성을 증명했다”며 “한국정부도 통화스와프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고 부동산이나 해운 등 업종 구조조정도 신속히 처리해 불안감을 차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채 대표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기대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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