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경기 체감지수 2개월째 호전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부동산경기 회복 조짐… 일부선 “주택압류 여전” 신중론

글로벌 금융위기 시발점이 됐던 미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경기 체감지수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고 신용경색 완화에 따라 모기지 금리는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주택을 구입할 경우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18일(현지 시간) 주택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주택시장지수(HMI)가 4월 ‘14’에서 5월에는 ‘16’으로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9월의 ‘1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HMI는 미국의 733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출되며 5월 지수 ‘16’은 응답자의 16%가 향후 주택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 지수는 50 미만은 주택경기의 악화를, 50 이상은 호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5월 지수는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수준이지만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NAHB의 데이비드 크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HMI가 4월 중 5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5월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했다”며 “주택건설업계가 지금이 주택경기 바닥이거나 바닥 근처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종합금융그룹 BB&T의 켈리 킹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CNBC에 출연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분명히 움직임이 있다”며 미 주택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기지 금리도 크게 떨어져 주택 구입 상황도 호전되고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5월 4∼8일 주간 평균 모기지 금리(30년물 고정금리 기준)는 일주일 전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4.76%를 나타냈다. 이는 1년 전 5.82%보다 1%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이다.

미국 정부가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8000달러의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것도 주택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주택 압류가 이어지고 있고 실업률이 계속 높아지면서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어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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