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초당파적 접근… 인간적 호감 많이 느껴”

  • 입력 2009년 4월 29일 02시 59분


"오바마는 특정한 이념적 관점에 매달리지 않는 실용적 리더십을 실천해왔다고 평가됩니다."

동아일보는 27일 대통령학 권위자로 꼽히는 미국 조지타운대 스티븐 웨인 교수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100일간 리더십에 대한 분석을 들어봤다.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오바마는 매우 지적이고 자신감 있는 의사결정권자의 면모를 보여 왔다. 그리고 경제위기는 그에게 더 많은 힘을 가져다줬다. 게다가 전임자와 너무 대비가 되는 것도 우호적인 상황이다. 국민들에게 그는 부시와 정반대 이미지로 다가온다. 부시는 말을 잘 못하지만, 오바마는 잘한다. 부시는 지적인 이미지가 없지만 오바마는 다르다. 부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끝까지 자신의 행로를 고집했지만 오바마는 특정한 이념적 관점에 집착하지 않는다. "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오바마는 훨씬 더 스스로를 규율하며(discipline) 더 집중한다. 그리고 덜 당파적이다. 클린턴은 집권초기에 스캔들이 많았지만 오바마는 일부 고위직 지명자들이 문제가 있었던걸 제외하곤 스캔들이 없었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에 지지도가 높았다.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율은 높았지만 인간적 우호감을 느낀다는 대답은 높지 않았다. 반면 현재 오바마는 직무 수행 지지율보다 인간적 우호감에 대한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초당파적 접근자세를 추구해왔다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은 초당파적 국정운영을 강조하지만 초대형 적자 재정, 의료보험 개혁 등을 놓고 민주, 공화당간 대립이 심하다.

"그런 의견 불일치는 현 정부 이전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지난 30년간 미국 정치는 당파성에 따라 깊게 갈렸고, 당파성은 이념에 의해 더 강해졌다. 오바마는 그걸 바꾸겠다고 약속했고 시작했지만 아직은 결과물이 많지는 않다. 정치 행동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통합이 절실한 시점에 줄기세포, 낙태 등 이념적으로 대립이 불 보듯 뻔한 이슈를 들고 나온데 대한 비판도 있다.

"사실 그 이슈들은 그렇게 분열적인 건 아니다. 줄기세포, 낙태 등에 대해 대통령이 취한 견해는 대다수 국민이 공유하는 것이다. 강경 보수파가 싫어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그게 오바마가 리버럴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바마는 중도에 서서 끌고가려고 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인 의회의 영향으로 약간 왼쪽으로 향하기도 하지만 이념적인 정치인이 아니다. 진보적이지만 동시에 실용적인 지도자다."

-첫 흑인 대통령으로서의 100일을 평가한다면.

"현재까지 그의 피부색은 그의 통치나 소통방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국민들은 그가 매우 스마트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바마는 새로운 환경에 신속히 적응하는 능력을 보여 왔으며 지금까지 인종에 얽매이는 정책을 내놓지도 않았다. 예를 들어 소득에 근거해 가난한 계층을 돕는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우연히 흑인 커뮤니티가 수혜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정책 결정 동기가 인종은 아니었다."

-타운홀 미팅이나 직접 연설 등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비판도 있다.

"오바마는 현실에 한발을 딛고 있기를 원하고 있다. 백악관에서 사람들에 둘러 싸여 있으면 고립된다. 부시는 백악관의 비누방울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지만 오바마는 불편해한다."

-포퓰리스트가 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아마도 그의 심장은 포퓰리스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정책은 매우 온건하며, 개인적 스타일과 매너는 매우 보수적이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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