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3남 후계지명? 평양선 금시초문이라던데…”

  • 입력 2009년 2월 19일 16시 19분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운이 후계자로 거론된다는 건 엉뚱하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포럼 대표가 지난 16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7회 생일을 맞아 평양을 다녀 온 해외 인사 모 씨에게 들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인사는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행사에 초청을 받아 최근 북한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북한 내부에서는 최근 한국 언론에 거론됐던 김정일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운의 후계자 지명설과 관련해 “그런 얘기가 있느냐”라며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후계자 논의가 공식적으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김정일 체제에 레임덕이 왔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평양 거리는 예년과 다름없이 축제 분위기였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은 이틀간의 휴일을 맞았고 거리 모습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도 상당 부분 회복돼 국정을 운영하는 데 무리 없어 보였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장성민 대표도 ‘김정운 후계자 지명설’을 부정하며 “김정운이 현재 노동당 부부장급에 해당하는 인민군 간부직을 맡고 있지만 이미 다른 두 아들도 거쳐 간 자리로 특별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운은 남성적인 성격에 김정일이 총애 하는 아들이지만 키 175cm 체중 90kg에 육박해 젊은 나이임에도 고혈압과 당뇨 증세가 있는 등 건강관리가 치밀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 동아닷컴 임광희 기자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김정일 위원장이 왜 자신이 20년간 밟았던 후계 육성 코스를 시작하지 않느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아들들이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권력의 누수를 막기 위해 후계자에게 절대 권력을 조금이라도 내어줄 성격이 아니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

장대표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건재 하는 한 후계 논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지도부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강경 발언을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였다는 것.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북한은 힐러리 클린턴 장관 방한 결과에 따라 미사일 발사 시점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것”이라며 “다만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2~3주 후면 북한의 미사일 준비가 완료된다고 밝혔는데, 북한에서는 우리 정부와 이 장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일부러 그 기산을 피해서 발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표는 대북 핫라인을 개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미사일 문제를 포함해 박왕자 씨 피살 사건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사과, 6.15 10.4 선언 이행 문제를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6.15선언에 보면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아마 그들은 죽어도 오지 못할 겁니다. 이 점을 대북 압박 카드로 이용해 ‘김정일이 답방하면 6.15 10.4선언을 이행 하겠다’고 하면 지금처럼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북한에 당하진 않을 겁니다.”

장 대표는 김정일 위원장이 현재 수령제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지만 그가 실제로 원하고 있는 체제는 ‘태국식 왕조체제’라는 주장도 펼쳤다.

“2001년 10월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은 ‘태국은 강력한 전통적인 왕실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오랜 격동의 역사 속에서 독립을 보존해 왔으며 그럼에도 시장경제 체제를 갖고 있다. 나는 태국 모델에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일은 자신의 가족들을 왕족으로 격상시키고 실질 정치는 행정기관에 맡기고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경제를 살려 나가는 구상인 것 같습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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