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눈먼 이윤추구가 글로벌위기 원인”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1분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8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가 정상이 공개석상에서 이 같은 비판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다보스=신화 EPA 연합뉴스
원자바오 중국 국무원 총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8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초래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가 정상이 공개석상에서 이 같은 비판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다보스=신화 EPA 연합뉴스
中-러, 다보스서 공개 비판… “보호무역은 해결책 아니다” 훈수도

중국과 러시아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국의 경제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훈수까지 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국무원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8일 열린 다보스포럼 개막식에서 “미국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라고 미국을 맹비난한 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새로운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금융위기는 지속 불가능한 낮은 저축률과 지나친 소비의 경제구조, 이윤 추구에 눈먼 금융기관의 과도한 팽창, 금융기구의 자율규제 결핍, 새로운 금융상품에 대한 금융 감독기관의 감독 부재 등이 겹쳐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꼽은 금융위기의 원인은 대부분 미국 경제의 ‘환부(患部)’로 지적돼 온 문제점들이다. 이어 원 총리는 “이번 위기로 중국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제한 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하면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장기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다우존스는 “원 총리가 은근하고 학문적인 어투로 말은 했지만 미국에 주는 메시지는 매우 명확했다”며 “그의 말은 보호무역에 기대거나 중국에 환율 압력을 넣어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원 총리에 이어 연단에 오른 푸틴 총리는 미국을 직접 거론하며 “경제위기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도 미국은 모두가 자기 파이를 차지하려는 데만 혈안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푸틴 총리는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자국 경제의 안정성을 자신했다”며 미국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했음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원 총리와 푸틴 총리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한편 원 총리는 “이번 위기로 중국 경제가 실업률 상승과 경제성장률의 저하 등 도전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건전하기 때문에 올해 8% 경제성장률은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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