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규모 ‘달러 매수’ 주문에도 場출렁

  • 입력 2008년 10월 7일 02시 57분


외환 딜링룸 초비상6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본점 외환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들이 치솟는 원-달러 환율 그래프를 확인하며 황급히 달러를 거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환 딜링룸 초비상
6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본점 외환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들이 치솟는 원-달러 환율 그래프를 확인하며 황급히 달러를 거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안한 외환시장… 은행권 “이번주가 달러 신용경색 고비 될것”

미국의 구제금융법안의 의회 통과에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당면한 문제가 달러 유동성 공급이라고 보고 은행권의 자구노력을 촉구하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중일(韓中日)이 합작해서 800억 달러 펀드를 조성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노력 중 하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국이 다급하다는 잘못된 신호를 외부에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전 세계 외환시장은 ‘시계 제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2002년 5월 16일(1269.80원)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장중 한때 1290원까지 치솟았다.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작은 규모의 달러 사자 주문만 나와도 장이 출렁거리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의 ‘패닉 현상’은 미국 구제금융법안 통과 후에도 세계 금융시장의 달러 자금줄이 풀리지 않는 데다 금융위기가 유럽 등 타 지역과 실물 경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도 영향을 미쳤다. ○ 외환시장 안정이 가장 중요

정부도 외화자금시장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민간 은행의 해외자산 조기 매각, 대기업 외화예금 국내 유치 등 외화 조달 자구책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또 수출입은행을 통해 50억 달러를 풀어 수출환 어음 매입 등 무역금융의 숨통을 터주는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금융권의 달러 가뭄 숨통을 터주면서 금융위기의 실물 분야로의 확산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돈줄이 말라 외화자산 매각을 통한 달러 유동성 확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국책은행 은행장은 “세계 각국의 은행들이 달러 자금 확보를 위해 자산매각에 나서고 있는 데다 미국 기업어음(CP)시장은 사실상 마비 상황”이라며 “이번 주가 달러 신용경색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