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6위안’ 초읽기…中 진출 한국기업 비상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8분


7일 한때 7위안 붕괴… “주내 6위안 시대” 전망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급상승해 ‘1달러=6위안’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제3국의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는 큰 타격이다.

급격한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硬着陸)할 경우 중국을 제1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한국 경제도 휘청거리게 된다.

▽위안화 가치 얼마나 올랐나=위안화는 7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6.9995위안을 기록해 7위안 이하로 하락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7.0020위안으로 고시한 데 이어 8일에는 7.0015위안으로 고시했다.

베이징칭녠(北京靑年)보는 8일 “이번 주 중 7위안 선이 무너져 6위안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전했다.

위안화는 2005년 7월 21일 고정환율제에서 제한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이후 13.5%나 절상됐다. 특히 올해 들어 1분기(1∼3월)에만 4.06% 절상됐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위안화 환율은 6월까지 6.8위안, 올해 말까지 6.65위안으로 절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OTRA 베이징무역관 곽복선 관장은 “중국 정부로서도 늘어나는 외환보유액과 국제투자자본 유입 등으로 통화팽창 압력이 심한 데다 금리 인상으로는 치솟는 물가 상승을 막는 데 역부족이어서 위안화 평가절상을 계속 두고 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 진출 한국 기업에는 직격탄=중국 허베이(河北) 성 런치우(任丘)에서 전자레인지용 콘덴서를 생산하는 한성엘컴텍은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 상승(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콘덴서 부품이나 자재는 모두 중국 내에서 위안화로 구입한 뒤 생산한 제품은 달러로 수출하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 상승분과 달러 가치 하락분만큼 고스란히 순수익에서 깎여 나가는 셈이다.

이 회사 오태수 부장은 “그나마 제품의 절반은 수출하고 나머지 절반은 중국 내 업체에 판매하기 때문에 다행”이라며 “위안화 가치 상승분의 일부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위안화 가치가 워낙 빠르게 오르고 있어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톈진(天津)에서 가전제품용 동선 철판 등을 생산하는 신오성기전의 최병곤 관리부장은 “부품과 자재의 70%를 중국 내에서 위안화로 구매하고 대부분 동남아로 수출해 달러로 제품 값을 받는다”며 “물건을 사가는 동남아 기업들도 달러 가치 하락으로 피해를 보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스창(市場)보는 8일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광둥(廣東) 산둥(山東) 장쑤(江蘇) 성 등의 중소 외국투자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도산하거나 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내에서는 위안화 가치 상승이 속도가 너무 빠르지만 않다면 과도한 국제수지 흑자를 줄이고 산업구조를 개선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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