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살아있다]일본의 패전으로 아시아는 신시대를

  • 입력 2008년 2월 21일 17시 27분


역사는 살아있다 동아시아 150년 시리즈

지식인 20명에 듣는다--동아시아 근현대사의 10 대 사건은? (14)

시리즈 지식인 20명에게 듣는다

리우 지에 (劉傑 LIU je) 와세다 대학 교수

일본의 패전으로 아시아는 신시대를

제일 중요한 것은 1945년 일본의 패전이다. 중국 대륙은 그 후 내전을 거쳐서, 공산당 정권에 의한 나라가 성립된다. 일본은 점령 하에서 새로운 민주적 새로운 국가로 다시 태어났다. 식민지였던 한반도와 대만(台湾)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동아시아 전체를 볼 때,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였다. 또한, 원폭 투하에 의해, 세계는 ‘핵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하는 시간 순으로 2번째로는 청일 전쟁이다. 중화제국으로부터 대만을 획득한 일본의 세계관은 일변했다. 한편, 패배한 중국의 입장에서는 개혁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유학생들이 일본으로 건너갔고, 현대에 영향을 미치는 개혁파가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일본을 통해서 서양에 배운다, 라는 새로운 중국 대륙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3번째로는 러일 전쟁이다. 백인 국가에 대한 승리는 태평양 전쟁에 이르는 일본인의 전쟁관과 자아 인식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전쟁은 당사자도 아닌 중국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한편, 중국의 내셔널리즘을 자극했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4번째는 ‘도쿄(東京)에서의 중국 동맹회 성립’이다. 청조(清朝)를 타도하려는 중국 혁명파들이 최종적으로 도쿄(東京)에 모였다. 1911년에 청조를 넘어뜨린 신해 혁명은 각 지역의 독립을 요구하는 반란이 계기였지만, 1905년에 성립된 동맹회는 훌륭한 목표를 내걸고 있었다. 중국의 새로운 국가 건설의 원점은 여기에 있다. 대륙 침공을 계획하고 있던 일본은 쑨원(孫文)이 지도하는 혁명과도 관계가 깊었다. 복잡한 중일 관계의 상징적인 사건이 동맹회의 성립이었다.

5번째는 일본에 의한 ‘한국 병합’이다. 일본에게 있어서, 동아시아에서의 제국적인 입장을 확립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한편, 한반도에서는 굴욕적인 역사의 상흔으로 남아 버렸다.

6번째는 ‘대화(対華) 21개조의 요구’이다. 이 요구로 인해 일본이 직접 얻은 이익은 많은 것이 아니지만, 중국인에게 ‘침략적인 일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버렸다. 이러한 일본 외교의 실패는 중국의 내셔널리즘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부분의 위정자는 그 후에도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만주(満州) 사변과 중일 전쟁을 일으키고 말았다.

7번째로는 ‘만주 사변’이다. 단기간에 만주국 건국까지 실현한 군부의 폭주는 쇼와(昭和) 전기 일본의 정치 구조를 드러내는 한편, 이른바, 아시아 태평양 전쟁의 출발점이 되었다.

8번째로는 1936년의 ‘시안(西安) 사변’이다. 1935년, 36년경의 일본과 중국은 전면 전쟁을 피할 조짐도 있었다. 일본에서는 종래의 고압적 태도를 수정하여 중국의 내셔널리즘을 이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중국 대륙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군에게는 파급 효과가 한정적이어서, 중국의 대일 불신을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시안사변에 의해서 ‘일치 항일(一致抗日)’이 중국의 나아갈 방향으로 정착되어, 장제스(蔣介石)는 공산당의 토벌 작전을 중지했다. 중국의 ‘항일 전쟁’은 사실상 이 때부터 시작된다. 국공 합작은 공산당이 전국의 통일 정권을 수립하는 첫 걸음이 되었다. 중일 전쟁 전의 이러한 돌발적 사건이 중국과 아시아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9번째는 ‘조선 전쟁’이다. 중국이 참전을 하여 미중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냉전 시대가 시작되어 한반도와 대만(台湾) 해협의 분열이 정착해, 동아시아의 구도가 정해졌다. 쇼와(昭和)에 일어난 전쟁에 대한 총괄이 미국의 점령 정책 아래에서 조속히 종료되어, 동아시아에 중대한 과제를 남겼다. 전쟁으로 일본은 경제 성장의 전기를 맞이한다.

마지막으로는 ‘중국의 개혁과 개방’이다. 1949년 이후 중국의 재건은 1980년대부터 개혁과 개방으로 본격화된다. 중국의 대두는 냉전 후, 미국의 세계 전략과 세계의 정치 경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혁을 가져왔다. 동아시아의 미래는 중국이 나아가는 방향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사토 가즈오(佐藤和雄)

*일어 인터뷰 내용 그대로 한국식 표현인 <한국전쟁>은 <조선전쟁>으로 표기합니다.

【약력】

리우 지에(劉傑). 1962년 베이징(北京) 생. 근대 일본 정치 외교사, 동아시아 국제 관계사. 대표적인 저서로 『중일 전쟁 하의 외교』, 『중국인의 역사관』등이 있다.

【리스트】

① 원폭 투하에 의한 일본의 패전과 국공 내전의 종결

② 청일 전쟁

③ 러일 전쟁

④ 도쿄에서의 중국 동맹회 성립

⑤ 한국 병합

⑥ 대화(対華) 21개조의 요구

⑦ 만주 사변

⑧ 시안 사변

⑨ 조선 전쟁

⑩ 중국의 개혁과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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