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맏형’ 재기의 노래<1>佛 英 獨 현장을 가다

  • 입력 2007년 11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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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기차 프랑스의 대중교통 파업이 시작된 14일 국영철도(SNCF) 소속 파업 근로자들이 서남부 항구 도시 니스의 기차역에서 노조 깃발을 들고 텅 빈 철로를 바라보고 있다. 니스=로이터 연합뉴스
멈춰 선 기차 프랑스의 대중교통 파업이 시작된 14일 국영철도(SNCF) 소속 파업 근로자들이 서남부 항구 도시 니스의 기차역에서 노조 깃발을 들고 텅 빈 철로를 바라보고 있다. 니스=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금융 중심지 시티오브런던에 두 개의 탑처럼 우뚝 솟아 있는 타워42(왼쪽)와 거킨 타워. 런던=송평인  특파원
영국의 금융 중심지 시티오브런던에 두 개의 탑처럼 우뚝 솟아 있는 타워42(왼쪽)와 거킨 타워. 런던=송평인 특파원
사르코지, 노조에 맞서 ‘과잉복지’ 대수술

《유럽연합(EU) 역내총생산의 53%, 전 세계 총생산의 16%를 차지하는 프랑스 영국 독일.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인구나 경제 규모 등이 엇비슷한 유럽 ‘3강’이지만, 개혁의 길로 나가는 노정은 현장에서도 각기 다른 색깔을 띠고 있다. 영국과 독일이 개혁의 결실을 수확 중인 반면 프랑스의 개혁은 이제 시작이다.》

파리 ‘작은 정부 만들기’ 노조는 저항 시민은 박수

15일 파리 몽파르나스역 앞의 시위 대열. 멀리 노르망디에서 왔다는 젊은 회사원이 열심히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정부가 공무원 연금을 손댄 뒤에는 민간 연금에 손댈 것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는 공무원 연금 개혁에 찬성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1995년 공기업 노조의 파업 당시엔 민간 기업 직원과 공무원도 호응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아침 지하철 8호선 루르멜역. 기차를 기다리다 포기하고 나온 회사원 기욤 뱅상(27) 씨는 “이런 파업은 우리 같은 피라미들만 볼모로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개혁이기에 이토록 골이 깊은 걸까.

5월 취임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대선 선거운동 모토는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벌자’였다.

프랑스는 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사회당 정부 집권 이후 세계적 흐름과 반대로 복지와 국영화를 강화했다.

국민이 더 많이 일하려고 해도 일할 수 없게 만든 것이 사회당 리오넬 조스팽 총리 시절 도입된 주 35시간 노동제였다. 초과 노동을 해 봐야 기여금과 세금을 떼고 나면 남는 게 없어 더 일할 동기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는 기업들을 해외로 내쫓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주 35시간을 넘게 일할 때 기업가와 근로자가 내는 세금과 사회보장 기여금을 없앴다. 돈의 흐름을 투자로 유도하기 위해 개인이 내는 세금의 상한선도 60%에서 50%로 낮췄다.

대학 개혁에도 손을 댔다. 국가 소유인 대학의 자산을 대학에 넘겨 독자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예산 사용에 융통성을 부여했다.

다음 개혁은 공공적자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공공부문을 축소하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비대해진 국가 부분을 축소하기 위해 퇴직 공무원과 교사 3명 중 1명은 충원하지 않을 계획이다. 법원도 통폐합해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13일부터 시작된 공기업 노조의 파업, 20일로 예정된 공무원 교사 노조의 파업, 29일로 예정된 사법관 파업은 이 같은 개혁에 대한 집단적 저항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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