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7월 16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모두 과거의 사실을 문자로 기록한 사서(史書) 덕분이다. 그러나 “역사가 과연 어디까지 사실(史實) 아닌 사실(事實)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영국의 유명한 공상과학소설가 찰스 스트로스(43) 씨는 “머지않은 미래에 모든 일을 빠짐없이 기록할 수 있게 돼 비로소 ‘진정한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최근 영국 BBC 칼럼에서 주장했다. 기록 매체와 저장 기술의 급속한 발전 덕분에 미래의 역사학자들은 ‘일어난 모든 사건’을 실제처럼 살펴볼 수 있게 된다는 주장이다.
스트로스 씨는 “인류가 문자를 갖게 된 것이 5000년 전이지만 지금도 기억되는 것보다 잊혀지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미래의 눈으로 보면 과거와 현재는 ‘암흑시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책 한 권의 정보량은 약 1MB(메가바이트). 1990년대에 700MB 용량의 CD 한 장에는 책 700권을 넣을 수 있었다. 최근 등장한 동일한 크기의 ‘블루레이’ 디스크에는 책 5만 권이 들어간다.
현재 양산되는 최대 용량의 반도체(낸드플래시메모리)는 삼성전자가 지난 4월 말부터 만들고 있는 16Gb(기가비트)짜리. 이를 이용해 32GB(기가 바이트) 메모리카드를 만들면 손톱보다 작은 공간에 책 3만 권이나 DVD급 영화 20편(약 32시간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도 단지 회고담에 그칠 날이 멀지 않았다. 굵기가 수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하면 1g 정도의 메모리 안에 PC 110억 대의 분량과 맞먹는 88만7808PB(페타바이트·1PB는 100만 GB)를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2003년 인류가 기록한 모든 데이터는 대략 2만2000PB. PC 2800만 대 분량이지만 나노기술을 적용하면 모래 입자 크기의 저장 장치면 충분하다고 스트로스 씨는 전망했다.
스트로스 씨는 “(영국에서) 개인의 일상을 비디오와 오디오로 저장하는 데 연간 1만 GB 정도면 충분하다”며 10년 안에 영국에서 10파운드(약 1만8000원) 정도의 가격에 이 정도의 용량을 가진 장치가 지금의 휴대전화처럼 보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