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왕따’ 시리아 대통령 ‘반짝 인기’

  • 입력 2007년 4월 10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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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에서 외면당해 온 바샤르 알아사드(사진) 시리아 대통령이 요즘 ‘반짝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지난주 낸시 펠로시 미국 의회 하원의장의 방문을 받고 중동 지역의 현안을 논의했다. 시리아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강경하게 말했는데도 다음 날에는 공화당의 대럴 아이사 의원이 알아사드 대통령을 찾았다.》

이에 앞서 알아사드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아랍정상회의에서 압둘라 사우디 국왕과 포옹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아랍 지역의 분쟁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알아사드 대통령을 직접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함께 풋볼경기를 관람하고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대표와도 회담했다. 과거 시리아에 싸늘했던 국가의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는 모습을 연달아 과시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는 그의 최근 행보를 전하며 “최근 2년간 ‘따돌림’ 신세였던 시리아와 손잡으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의 행태를 봤을 때 장기적인 신뢰를 주기는 어렵지만 ‘당근’과 ‘채찍’을 잘 사용할 경우 시리아가 중동의 지역갈등을 푸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것.

시아파 국가인 시리아는 이라크 내 시아파에 영향력을 행사해 종파갈등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다. 레바논의 급진 시아파 조직 ‘헤즈볼라’와는 무기 및 운영자금 지원을 통해 연결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무장조직단체 ‘하마스’와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

아랍 국가들은 시리아와의 관계를 회복해 시리아와 이란을 멀어지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고립됐던 시리아가 결과적으로 ‘동병상련’ 상태인 이란과 급속히 가까워지면서 영향력을 확대할 조짐이기 때문.

아랍 지도자들은 최근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영토였던) 골란 고원을 반환하면 국가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중동평화안으로 시리아에 유화적 메시지를 던졌다.

2005년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암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국제법정의 설립도 시리아와의 관계 회복에 앞서 풀어야 할 과제. 암살 배후 의혹을 받고 있는 시리아는 국제법정의 설립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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