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엔 ‘실리콘 포레스트’… 新 IT메카로

  • 입력 2007년 3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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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토의 땅으로 알려진 시베리아. 그 한가운데 새로운 실리콘밸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시베리아의 중심도시 노보시비르스크가 풍부한 과학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을 유치해 러시아의 정보기술(IT) 메카로 떠올랐다고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 최신호(4월 2일자)가 전했다.

노보시비르스크 시내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연구단지 아카뎀고로도크는 지난해 약 1억5000만 달러(약 1400억 원)의 첨단기술 투자를 유치했다. 입주기업도 매년 15% 늘어난다. 이곳 사람들은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을 실리콘밸리에 빗대 ‘실리콘 포레스트’라고 부른다.

입주한 업체도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 IBM은 현지 업체 노보소프트와 합작법인을 세워 서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미 전 세계에서 1만 개 이상의 기업고객을 확보했다. 인텔도 아카뎀고로도크에 연구소를 세우고 200여 명의 현지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을 개발 중이다.

러시아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천연자원수출 의존 경제에 한계를 느낀 러시아는 첨단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지역의 연구산업단지 추가 조성에 6억5000만 달러(약 61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지역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비용과 우수한 인력자원. 비용이 선진국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러시아에서는 매년 20만 명의 과학기술 전문가가 배출돼 기술인력도 풍부하다. 특히 이곳의 기술자들은 단순한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물리학 화학 수학 등 기초과학자 출신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인텔 러시아의 스티브 체이스 사장은 “조금 복잡한 문제가 생기면 미국으로,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는 인도로, 불가능한 과제가 생기면 러시아로 보내라는 말이 생길 정도”라며 만족을 표시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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