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은 30%…부통령은 총질하고…” 부시 농담은 여전

  • 입력 2007년 3월 30일 02시 59분


“지지율은 30% 선이었고, 내가 지명한 연방대법원 판사는 사퇴했고, 내 부통령(딕 체니)은 사냥한다고 누군가를 총으로 쐈지요. 그게 1년 전입니다. 아! 그래도 그때가 좋은 시절(good old days)이었습니다.”

의회는 이라크 철군을 결의하고, 이라크전쟁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연방검사 무더기 해임으로 궁지에 몰린 조지 W 부시(사진) 미국 대통령. 지난해의 아찔했던 상황도 지금과 비교하면 위안을 삼을 정도라고 웃어넘기는 그의 유머감각이 29일 방송기자협회 만찬에서 다시 한 번 기자들의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 냈다.

그의 만찬사는 자리를 제공한 협회에 대한 감사로 시작했다. 특히 “짐 웹(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이 안전을 제공해 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했다. 웹 의원의 한 보좌관이 최근 장전된 총을 휴대하고 의사당 건물로 들어가려다 제지된 사건을 빗댄 것.

부시 대통령은 또 체니 부통령이 워싱턴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 불참한 것을 거론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 친구는 몇 주간 힘든(rough) 시기를 보냈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마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가 아프가니스탄으로 ‘휴가’를 갈 거라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 많거든요.” 체니 부통령이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해 관리들을 만나던 지역에서 폭탄테러가 있었던 것을 거론한 것. 체니의 성향을 감안하면 ‘총질’하는 곳을 휴가지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는 뉘앙스였다.

퇴임 후의 생활도 거론했다. 그는 자신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회고록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근데 보통 상상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나에게 가장 적합한 진짜 재미있고 창의적인 것을 쓰고 싶다”며 “팝업(펼치면 그림이 튀어나오는 책) 형식으로 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면서 그는 “아마도 기자들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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