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美FRB의장 "미국 경제 연착륙할 것"

  • 입력 2007년 2월 15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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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4일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내놨다.

버냉키 의장은 취임 후 두번째인 상원 금융위 반기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가 진정 추세임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당분간 현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FRB가 여전히 인플레 안정을 통화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유지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청문회 참석 의원들은 버냉키의 '솔직한' 발언과 답변을 높이 평가함으로써 향후 의회와 FRB 관계가 순항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청문회 내용을 부분 별로 간추린 것이다.

◇ 미국 경제의 성장 전망

버냉키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 몇년 간의 비교적 빠른 성장세에서 다소 후퇴해 "지속 가능한 성장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성장률이 2.75~3.0%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플레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각종 위협 요소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경기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지도 않은 90년대말의 '골디록스'를 재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 금리와 인플레

그는 FRB 정책의 초점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면서 동시에 '근원' 인플레를 점진적으로 진정시키는 것임을 거듭 밝히면서 "인플레 압력이 가라앉기 시작했다는 일부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FRB의 근원 인플레 '목표치'는 올해 2.0~2.25%로 나타났다. FRB는 이것을 내년에는 1.75~2.0%로 더 낮춘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버냉키는 그러나 "인플레가 여전히 FRB 정책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시장은 버냉키의 발언과 관련해 5.25%인 연방기금 금리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버냉키가 인플레에 온건한 표현을 쓸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됐다.

◇ 주택시장

버냉키는 미국 경제의 발목을 붙잡아온 주택시장 침체가 일부 가시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가 주택시장 부진을 보충하는 역할을 했다면서 이것이 지난해 봄과 여름에 특히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버냉키는 또 "주택시장 침체가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전이돼 두드러진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버냉키의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도 이날 토론토의 금융관계 모임에 위성을 통해 행한 연설에서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본다"고 말해 버냉키와 유사한 입장을 취했다.

◇ 모기지 금융시장

버냉키는 미국의 양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융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1조4000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과거보다 뛴 상황에서 모기지시장의 '거품'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헤징(위험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문회를 주관한 크리스토퍼 도드 위원장(민주당·코네티컷주)도 모기지시장 거품이 폭발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심각하다면서 모기지 규제 강화 법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버냉키는 일본과 중국의 환율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엔과 위안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엔 환율이 "자유롭고 공개됐으며 경쟁적인 시장 메커니즘에 따른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위안의 경우 환율 현실화를 위해 중국이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도 앞서 의회로부터 환율 압력을 받자 엔과 위안에 대해 버냉키처럼 상반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의회, 버냉키에 후한 점수

도드 위원장은 첫날 청문회를 마무리하면서 버냉키의 "솔직하고 직선적인 발언과 답변"에 사의를 표명했다.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뉴욕주)도 버냉키에 대해 "귀하가 모든 이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본인도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버냉키가 지난해 6월부터 금리를 동결해 결과적으로 연착륙을 성공시킨데 대해 상원의 민주·공화당 모두가 높은 점수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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