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는 기후변화의 속도를 과장하고 있다"

  • 입력 2007년 2월 4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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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내용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 국립허리케인연구소의 크리스토퍼 랜시 연구원은 2일 발표된 IPCC 4차 보고서 작성과정에 참여했으나 중도에 사퇴했다. "지구온난화가 허리케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발표에 동의할 수 없다는게 그 이유. 그가 과거에 참여한 IPCC의 1995년 2차, 2001년 3차 보고서는 허리케인에 대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같은 비판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1995년까지 22년간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편집장을 지낸 존 매독스 경은 2005년 1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IPCC는 기후변화의 속도를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상원은 2005년 7월 G8(선진 8개국) 정상회담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IPCC가 지구온난화가 가져다주는 장단점에 대해 균형있는 태도를 취하지 못한다"며 의사수렴 과정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IPCC는 각국 정부 대표(주로 정책결정가)가 과학자들을 이끌어가는 형태를 띤다.

리차드 린젠 매사추세츠공대(MIT) 기상학 교수는 2004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과학자에게 압력을 넣는다고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그 정반대"라며 "경종 울리기식 환경론에 동의하지 않는 과학자들이 바보 취급을 당해 쫓겨나고 있다"고 썼다.

그는 헨크 테네케스 전 네덜란드왕립기상학회 연구실장과 액셀 윈닐센 전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국장도 경종 울리기식 환경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쫓겨났고 주장했다.과학계에서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부인하면 역사학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는 것 같은 취급을 당한다는 것.

IPCC 비판론자 가운데는 '열섬효과를 빼면 자연상태에서 뚜렷한 기온상승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도 있지만 대부분 온난화의 현상 자체는 인정한다. 다만 그 원인을 인간 활동으로 규정하기에는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는 게 너무 많다는 것. 온난화는 지구가 소빙하기에서 벗어나는 자연적 과정일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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