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하경제, 전체 경제의 3분의 1…연간 90조 돈세탁

  • 입력 2006년 12월 3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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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난해 지하경제 규모가 전체 경제의 3분의 1가량인 6조 위안(약 711조6000억 원)에 이르고 돈 세탁 규모는 7600억 위안(약 90조1360억 원)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금까지 추정해온 중국의 지하경제 및 돈세탁 규모 중 최대 액수다.

베이징(北京)중앙재경대학 금융학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준에 따라 중국의 각종 통계자료와 도시와 농촌 주민 2만896명을 상대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중국의 인터넷 언론매체 중궈징지왕(中國經濟網)이 최근 보도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경제 규모는 5억9100만 위안으로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18조3085억 위안의 32.3%였다.

베이징 시를 비롯한 27개 성, 직할시, 자치구 주민들의 소득 역시 지난해 공식통계로는 8조9672억 위안이었으나 실제로는 1조4962억 위안의 '추가 음성소득'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고소득의 16.7%에 이르는 금액이다.

조사팀은 27개 성 주민의 소비 및 투자, 저축액을 산정한 결과 총 소득이 당초의 공식통계와 달리 10조4634억 위안으로 파악돼 전체 국민의 음성소득은 1조7198억 위안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거둬야 할 세금 가운데 9350억 위안이 탈루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농업세와 관세를 제외한 전체 세수 3조866억 위안의 30.3%에 이르는 규모다.

검은 돈을 감추기 위한 돈세탁 규모는 최저 5780억 위안, 최대 9370억 위안으로 평균 7600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올해 8월 중국 런민(人民)은행이 발표한 돈세탁 추정 금액 793억5100만 위안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조사팀은 돈 세탁이 도박과 밀수, 여행, 물자 구입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검은 돈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아 사용하는 방법과 부동산이나 귀금속 또는 골동품을 구입하는 방법, 심지어 정부가 시행하는 빈곤지역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방식까지 다양하게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중국 정부가 지난해 적발한 돈세탁 규모는 50여건에 100억 위안으로 나타났다. 상하이(上海)증권보는 50억 위안(약 5930억 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돈세탁 사건을 적발했다고 1일 보도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는 올해 10월 처음으로 '돈세탁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베이징=하종대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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