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에 핵폐기 초기조치 첫 제안”

  • 입력 2006년 12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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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한이 영변 흑연감속로 등 핵시설의 동결과 폐기에 응할 경우 북-미 외교장관 회담을 열 용의가 있음을 전달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달 28∼29일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서울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제안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요구하는 북-미 양자회담에 조건부로 응하겠다는 자세를 미국이 보인 것으로, 북한에 일정 부분 양보했음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김 부상은 30일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으로 ‘9·19공동성명’을 통해 한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으나 현 단계에서 일방적으로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상은 이날 오전 베이징 시내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이 언제 재개될지는 조금 기다려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본부장은 “북한이 미국 측 제안을 검토해서 답을 주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회담 재개가 내년 1월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힐 차관보가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김 부상에게 처음으로 북한이 ‘조기수확(early harvest)’ 단계에서 취해야 할 조치들을 적은 포괄적 제안을 정식으로 제시했다”며 “북한 측에는 이번에 비핵화 의지를 확실하게 보이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니 이 기류를 놓치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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