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상태 의회 복원" 국왕2차양보에 네팔 진정 국면

  • 입력 2006년 4월 25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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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가녠드라 국왕이 4년째 공백상태인 의회를 복원하겠다고 2차 양보안을 제시하자 야당연합은 25일 "총파업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총파업이 시작된 지 19일째만이다.

7개 정당으로 구성된 야당연합은 제1야당인 네팔의회당의 기리자 프라사드 코이랄라 당수를 만장일치로 차기총리에 추대했다.

야당연합은 신정부가 구성되는 대로 공산반군과 휴전을 선언한 뒤 정국 안정을 위해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산반군은 "네팔 국민을 분열시키고 왕정을 지키려는 책략"이라며 국왕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선거를 통해 제헌의회가 구성되고 헌법이 개정될 경우 국왕이 명목상의 지위로 격하되면서 왕권이 사실상 무력화되거나 한 발 더 나가 입헌군주제가 폐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국무부의 애덤 어럴리 부대변인은 네팔국왕이 하원을 복원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그가 권력을 정당들에게 넘겨주고 국가통치상 의례적인 역할만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네팔 민주화 시위의 원동력이 젊은이들이었다고 25일 보도했다.

최근에 뿌리내린 인터넷과 독립 언론이 젊은이들에게 미친 영향이 크다는 것. 2000년 네팔의 인터넷 사용자는 3만5000명에 불과했지만 2005년에는 17만5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경제성장과 현대화와 함께 네팔이 외부세계에 드러나는 일도 점차 많아졌다. 이런 변화는 특히 수도 카트만두에서 두드러진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전통가옥과 사이버 카페, 피자가게가 공존하게 된 것이다.

이번 시위의 이면에는 젊은이들이 많은 네팔의 인구학적 특성도 반영됐다. 통계에 따르면 인구 2800만 명 가운데 25세 이하가 59%를 차지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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