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여행 증가로 지상 천문관측시대 종언?

  • 입력 2006년 3월 6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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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여행이냐, 천체망원경 관측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기후 변화와 항공기 배출가스로 대기가 오염돼 앞으로 40년 뒤엔 지상에 있는 천체망원경이 쓸모없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천문학연구소 게리 길모어 교수는 "항공기 배출가스인 항적운(航跡雲· contrail)은 흩어져 구름과 분간할 수 없게 된다"며 "지금과 같이 값싼 항공여행이 계속된다면 지상 천문관측의 시대는 예상보다 빨리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로 대기 중 수증기 양이 증가해 구름이 많아지면서 광학 망원경과 적외선 망원경 관측이 모두 어려워져 이들 망원경은 결국 우주로 나가는 수밖에 없고, 지상에는 전파 망원경만 남게 된다. 여기에 항적운이 성층권을 뒤덮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형 지상망원경의 수명을 더욱 단축시킨다는 것이 길모어 교수의 주장.

일부 학자들은 항적운의 영향이 부분적이고 일시적이라고 얘기하지만, 길모어 교수는 지구상에 비행기가 가지 않는 곳이 없으며 특히 카나리 제도와 하와이, 남미 등 대형 천문대가 있는 곳은 인기 휴양지이기도 해서 항공여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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