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라도 살리자=산유국인 카자흐스탄은 최근 고유가에 힘입어 벌어들인 막대한 재정을 아랄 해 복원에 투자하고 있다. 모두 2억500만 달러가 자국 영토 내에 있는 ‘소아랄’에 투여되고 있는 것.
소아랄은 세 부분으로 나뉜 아랄 해의 북부지역. 카자흐스탄은 2010년까지 소아랄 해수 면적을 1960년대의 3분의 2 수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아랄을 에워싸는 거대한 댐이 확장되고 이곳으로 흘러드는 시르다리야 강의 누수를 막기 위한 제방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댐이 조성되면 아랄 해 남쪽으로 흘러가는 물줄기가 막혀 버린다는 점. 아랄 해의 남쪽 절반을 가지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재정이 여의치 않아 속수무책으로 사막화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아랄 해 남쪽은 죽음을 눈앞에 둔 불치병 환자와 같다”고 진단하고 있다.
▽40여년 만에 4분의 1로 준 아랄 해=20세기 중반만 해도 아랄 해는 남한의 4분의 3에 맞먹는 약 7만 km²의 면적을 자랑했다.
그러나 1960년경부터 소련 정부는 중앙아시아에 대규모 목화 재배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위해 아랄 해의 주요 수원(水源)인 시르다리야 강과 아무다리야 강의 물길을 돌려버렸다.
이때부터 아랄 해는 흘러드는 강물의 양이 대폭 줄어들었고, 오늘날에는 1960년대에 비해 면적은 4분의 1로, 수량은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바닷물의 3분의 1 정도였던 염도도 지금은 바닷물의 2배에 이르고 있어 철갑상어 잉어와 같은 어류가 급격히 줄고 있다.
또 수십 년간 농약과 비료로 오염된 호수 바닥의 소금먼지가 수백 km를 날아다녀 인근 국가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토지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아랄 해 인근 카자흐스탄의 도시 아랄스크는 각종 빈혈과 암, 결핵 등 질환이 만연해 주민의 건강이 세계적으로 가장 나쁜 도시로 변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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