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롄잔 29일 양안 평화구축 논의

  • 입력 2005년 4월 28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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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과 손잡고 대만을 (중국에) 팔아넘기려는 매국노.”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은 26일 대만을 떠나면서 공항에서 ‘대만 독립파’ 단체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그러나 롄 주석이 ‘60년 만의 국공(國共) 수뇌 회동’을 위해 28일 베이징(北京) 공항에 도착하자 70여 명의 중국 학생이 “환영합니다” 하는 환호성을 질렀다.

‘제3차 국공합작 시도’라고 불리는 롄 주석의 기념비적 방중이 양안관계에 진정한 평화의 토대가 될 수도 있고, 양안 갈등에 대만 내부 분열까지 촉발하는 불씨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3차 국공합작’의 동상이몽=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은 1924년 북방 군벌과 그 배후인 제국주의 열강에 대항하기 위해 ‘1차 국공합작’, 1937년 일본 제국주의의 중국 침략에 맞서기 위해 ‘2차 국공합작’을 체결했다.

29일 열릴 후진타오(胡錦濤)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롄 주석의 회동이 ‘3차 국공합작’이라면 그 공동의 목표는 ‘양안 간 평화관계 구축’이다. 보다 구체화하면 ‘대만 독립 반대와 평화적 통일 지향’이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두 당의 전략적 속내까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이번 회동을 대만의 집권 민주진보당을 고립시키는 카드로 활용해 통일 추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짙다. 반면 국민당은 자신들이 양안 간 화해를 주도해 연말 지방선거 승리는 물론 궁극적으로 정권 탈환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속셈이다.

AP통신은 28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롄 주석이 중국의 신뢰를 얻어내 양안 긴장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긍정론과 ‘중국이 롄 주석의 방중을 이용해 대만 내부 갈등을 증폭시키려 한다’는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당의 한계?=국민당은 대만으로 건너간 1949년부터 50년 넘게 집권했지만 2000년, 2004년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에 잇따라 패했다. 야당인 만큼 양안 관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도모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스콧 매클렐런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27일 롄 주석의 방중을 환영하면서도 “중국 정부가 이를 계기로 대만 민진당 정부와 접촉하는 방법도 찾기 바란다. 그래야만 양안 관계의 궁극적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진당은 최근 “대만의 정당(야당) 지도자들이 중국 정부의 ‘대만 지방화’ 시도와 관련해 협상하는 것을 강력 반대한다”는 결의안까지 채택하며 ‘국공 화해’를 경계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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