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다음 싸움터는 중국”… 거대 대출시장 부상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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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차이나클럽 회원 30여명이 9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13층 강당에서 노찬 해외영업본부장의 해외영업 전략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 팀별로 중국 연구 주제에 대한 세미나를 가졌다. 박주일기자
외환은행 차이나클럽 회원 30여명이 9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13층 강당에서 노찬 해외영업본부장의 해외영업 전략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 팀별로 중국 연구 주제에 대한 세미나를 가졌다. 박주일기자
“중국과 홍콩간 자유무역협정이 올해 초 발효됐어요. 예정대로 도로망이 추가로 뚫리고 출입국 규제가 완화되면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이 크게 달라질 거예요.”

“홍콩지점과 선전지점의 여신전략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보고서에 포함해야겠어요.”

“중국 자료를 원문으로 봐야 돼요. 2명 정도는 다음 모임 때 중국 사이트에 있는 자료들을 정리해 오기로 하죠.”

토요일인 9일 오전 외환은행 본점 13층 강당. 차이나클럽 회원들의 팀별 세미나가 한창이었다.

‘주강 삼각주팀’은 12월 모임 때 발표할 주제로 주강 삼각주지역 현황을 정했다. 홍콩지점과 내년에 개설 예정인 선전지점이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

또 다른 팀은 중국의 토지제도를 주제로 토론했다.

해외영업본부 한사권 차장은 “중국 토지제도가 워낙 복잡해 담보가치를 산정하려면 제도를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라=은행들이 중국 전문가 양성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중국지역이 은행의 중요한 대출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

외환은행은 지난해부터 6년간 중국 전문가 1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매년 20명을 뽑아 2년 과정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시장 현황과 조세, 노무 등을 가르쳐 중국에 파견될 경우 1개월 내에 현지 업무에 적응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은행은 각 기수에 대해 2년 동안 2억원 가량을 지원한다. 지난해 선발된 1기는 올해로 2년째 교육을 받고 있다. 중국어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인 사람으로 자격을 제한했는데도 60명을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우리은행 직원 6명은 최근 베이징에서 1년 과정의 연수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 50명 이상이 지원해 영업직은 어학, 심사역은 국제금융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6월 중국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등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중국인 석사와 박사 7명을 채용했다. 외환은행 노찬 해외영업본부장은 “경쟁이 심화되는 중국에서 은행이 수익을 내려면 은행 업무는 물론 중국의 시장상황에 정통한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중국시장=은행들은 현지 점포를 늘리는 등 중국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칭다오 국제은행을 인수한데 이어 11월 선양에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2006년 중국 내 점포들을 총괄하는 ‘중국본부’를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달 칭다오와 청두에 6개월 임기로 지역전문가 1명씩을 보냈다. 그러나 중국이 수익을 보장하는 황금의 땅만은 아니다. 저비용으로 위안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중국계 은행들이 한국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중국에서의 국내 은행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

한 은행의 중국 담당자는 “상하이지점 직원이 중국 동북지역 선양에까지 가서 경쟁 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대출 세일을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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