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 의혹]AP "피랍제보 문의" 3가지 의문점

  • 입력 2004년 6월 24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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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의 피랍 초기 심문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단독 입수했던 AP통신은 24일 오후 2시48분(한국 시간) 미국 본사 명의로 한국 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이를 보도하지 않은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AP측은 정확한 비디오 입수 시점, 한국 외교통상부에 신원 확인을 한 구체적 내용, 외교부의 답변 등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AP의 설명=AP는 본사 대언론 담당 잭 스토크스 명의의 e메일에서 “6월 초 AP텔레비전뉴스(APTN) 바그다드 사무소에 테이프가 전달됐다”며 “김씨라는 사람이 서툰 영어로 이라크 국민과 이라크에서의 미국 역할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AP통신 서울지국의 기자는 이와 관련해 “6월 3일 한국 외교부에 전화를 걸어 ‘김선일’과 비슷한 발음의 이름을 가진 한국인 중 이라크에서 실종된 사람이 있는지 물었으나 외교부는 ‘보고받은 바 없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AP는 “한국 외교부에 문의할 때 비디오테이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는 한국인 실종 여부를 독자적으로 확인하려는 노력에 의한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궁금증들=가장 궁금한 대목은 AP가 6월 3일 외교부에 신원을 확인할 때 김씨의 신상정보를 어디까지 알려줬는가 하는 점.

AP측은 김씨의 이름을 알려줬다고 밝혔을 뿐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생년월일과 출생지에 대해서도 알려줬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AP가 자세한 신상정보를 외교부에 알렸다면 외교부는 확인을 소홀히 한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된다.

납치범들이 추가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김씨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또 다른 비디오테이프가 21일 알 자지라에 보도됐는데 AP가 비디오를 24일에야 공개한 것도 의문이다.

또 반미 테러조직이 찍은 비디오테이프가 미국 언론 AP에 건네진 과정도 궁금하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알 자지라, 알 아라비야TV 등 아랍권 언론을 창구로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비디오에는 저항세력이 김씨의 목숨을 위협하거나 미국을 비난하는 어떤 메시지도 담겨 있지 않다.

AP측은 “왜 AP에 이것을 보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전후 맥락이나 설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AP 서울지국은 24일 김씨 비디오와 관련된 한국 취재진의 문의에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토시아 서울지국장은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본사와 연락을 취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지만 한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AP가 보내온 e메일 공식 입장에는 발신자가 ‘본사 언론담당 잭 스토크스’라고만 돼 있을 뿐 추가 접촉을 할 수 있는 연락처가 명기돼있지 않았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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