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위험지역 여행객 전화추적 ‘구멍’

  • 입력 2003년 4월 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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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원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위험지역을 다녀온 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전화 추적조사의 성공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원은 전국 242개 보건소를 통해 중국 광둥(廣東)성과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하노이 등에서 1일과 그 이후 입국한 여행객들에 대해 각각 5일째 되는 날부터 전화 확인을 계속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한 편이라고 8일 밝혔다.

보건원에 따르면 8일 오전까지 확인된 비율은 1일 입국자 1192명 중 25%, 2일 입국자 140명 중 15%에 불과하다. 당초 보건원은 입국 시점별로 5일째와 10일째 확인 전화를 걸어 당일 안에 모두 확인을 마칠 계획이었다.

보건원은 최근 사스 관련 문의가 급증하면서 보건소의 업무량이 늘었고 특히 조사 대상자의 70∼80%가 집중돼 있는 수도권은 일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조사 대상자와 통화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원은 3월 28일 사스에 감염된 캐나다인이 탄 일본 나리타발 캐나다 밴쿠버행 비행기에 함께 탔던 한국인 박모씨(25)에게 전화로 문의한 결과 사스 의심 증세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건원은 “박씨는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일본을 거쳐 현재 캐나다에 머물고 있으며 고열이나 기침 등의 증세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건원은 사스 의심환자 발생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9일부터 24시간 전화상담 신고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국번 없이 1339번을 누르면 권역 내의 공중보건의에 자동 연결돼 24시간 상담할 수 있다.

보건원은 이와 함께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인천검역소에 공중보건의사 1명씩을 배치해 위험지역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9일에는 감염내과 전문의 등이 참석하는 전문가회의를 열어 격리병원 준비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보건원은 8일 현재 전국에서 20건의 사스 의심 신고가 접수됐으나 확인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사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15∼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이 개최할 예정이던 ‘21세기 위원회 심포지엄’이 무기 연기됐다. 재정경제부는 “참석 예정자들이 사스 때문에 오지 않겠다고 최종 통보해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보건원은 24∼26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결핵관리국제회의를 동남아에서 사스가 진정될 때까지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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