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 주한네덜란드 대사 '하멜 표류 350주년' 행사 준비

  • 입력 2003년 3월 18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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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을 서방에 처음 알린 네덜란드인 헨드리크 하멜이 제주도에 표착(漂着)한 지 꼭 350주년이 되는 해. 지난해 거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뒤 불기 시작한 네덜란드 붐이 2003년 ‘하멜의 해’를 기념한 각종 행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하인 드 브리스 주한 네덜란드 대사(사진)를 17일 만났다. 브리스 대사는 “3년반 전 한국 부임에 앞서 하멜 표류기에서 힌트를 얻어 취임 직후부터 ‘하멜의 해’ 행사를 준비해 왔다”면서 “때마침 월드컵으로 네덜란드가 알려지면서 양국 관계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멜 표류기 당시의 조선과 지금의 한국을 비교한다면….

“하멜이 도착한 1653년(효종 4년) 당시 조선은 쇄국정책으로 매우 고립된 폐쇄국가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많이 개선됐지만 한국은 아직도 외국인 투자와 개입을 꺼리고 있다. ‘아시아의 거점(hub)’으로서의 역내 경제대국이 되려면 더 많은 개방을 통한 경쟁 촉진과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이다.”

―주요 행사는….

“8월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릴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이 가장 볼 만할 것이다. 네덜란드 역사의 황금기였던 당시 렘브란트와 루벤스 등 대가의 작품 50여점이 전시되는 최초이자 최대의 국내 전시회다. 히딩크 감독도 네덜란드 통상부 장관 등 무역사절단과 함께 7월 입국해 양국간 투자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 밖에 교육박람회와 마임 축제,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양국 관계를 평가한다면….

“월드컵 전 네덜란드인들은 한국에 대해 50년대 전쟁, 70년대 자동차, 90년대 전자제품밖에 몰랐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감독이 4강 신화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한국의 이미지가 크게 바뀌었다. 한국과 네덜란드 모두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 주변국으로의 허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아 교류 증진을 통해 서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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