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10기 전인대 5일 개막]국가지도부 인사 어떻게?

  • 입력 2003년 3월 2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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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4세대 지도부 출범 후 처음으로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가 5일 개막된다. 18일까지 2주간 계속될 이번 전인대는 지난해 11월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 구성된 후진타오(胡錦濤) 체제를 제도적으로 공식화하는 무대다. 10기 전인대에선 국가 권력 서열상 ‘빅 3’인 국가주석과 전인대 상무위원장, 국무원 총리뿐 아니라 국무원 부장(部長·장관급) 인선 등 대규모 인사가 예고돼 있다. 또 1998년 국무원 기구개편 이후 5년 만에 새로운 정부 개편이 이뤄진다. 공산당은 지난달 24∼26일 제16기 2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 및 정부조직 개편안, 국무원 정책보고 등을 사실상 확정했다. 10기 전인대 대표 2984명 중 연임자는 830명에 불과해 72%가 물갈이됐다.》

후진타오 총서기 주재로 지난달 1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의 위안샤오제(元宵節·음력 정월 대보름) 만찬회에서는 중국 권력의 이행 과정을 점쳐볼 수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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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총서기는 인사말에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3개 대표’ 이론의 중요성을 역설한 뒤 “장 주석을 비롯한 3세대 지도부의 영도 아래 중국의 개혁 개방은 심화됐으며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서 성취를 이루었다”며 찬양과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자 장 주석은 후 총서기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16전대에서 새로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된 4세대 지도부를 이끌고 무대로 올라가 ‘단결이 힘이다’란 노래를 열창했다. 만찬이 끝날 무렵 그는 또다시 후 총서기 등 참석자들과 함께 ‘조국을 노래하자’란 가곡을 흥겹게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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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인민일보 등 관영 언론들은 지난달 13일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에 관한 장문의 글을 일제히 게재했다. 주된 내용은 장 주석이 임기 동안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처럼 노력해 국가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것.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은 후 총서기가 승계할 것이 확실하다. 현행 헌법상 장 주석의 3차 연임이 불가능하기 때문. 관심의 초점은 장 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직도 내놓을 것인가 여부.

중국 소식통들은 “장 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한 채 덩샤오핑처럼 당정 전반에 걸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위안샤오제 행사와 관영 언론들의 보도는 이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 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할 경우 국방, 외교, 양안(兩岸) 관계를 계속 관장함으로써 실질적인 국가지도자로 남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3세대 지도부 중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 주룽지(朱鎔基) 총리, 리루이환(李瑞環)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은 10기 전인대 대표 명단에서 빠짐으로써 은퇴가 확정됐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우방궈(吳邦國) 부총리, 국무원 총리는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 정협 주석은 자칭린(賈慶林) 전 베이징시 서기 등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로 인선이 매듭지어졌다. 장 주석의 심복인 쩡칭훙(曾慶紅) 전 당조직부장은 국가부주석에 내정됐다.

국무원 부총리 4명은 황쥐(黃菊) 전 상하이(上海)시 서기, 쩡페이옌(曾培炎)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 우이(吳儀) 국무위원, 후이량위(回良玉) 전 장쑤(江蘇)성 서기로 채워질 전망이다. 각각 상무부총리, 공업, 외교, 농업분야를 분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이런 인사안은 16기 2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실상 확정된 것”이라며 “주목할 점은 후 총서기가 총서기직 외에 국가 주요 정책을 관장할 당내 겸임 직책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로 내정된 원자바오 상무위원이 주 총리가 맡았던 당 중앙금융공작소조장직을 넘겨받고, 쩡칭훙 상무위원은 장 주석이 조장인 당 외사(外事)영도소조 및 대만공작영도소조의 부조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후 총서기의 겸임직책 담당설은 전혀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전인대는 후 총서기를 국가 최고지도자로 자리매김하면서도 그의 ‘홀로서기’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어려울 것임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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