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공홍수’ 대작전…“126억㎥ 댐물 흘려 강 바닥 낮추자”

  • 입력 2002년 7월 11일 18시 17분


‘인공 홍수로 홍수를 막는다.’

중국이 최근 황허(黃河)의 홍수를 다스리기 위한 역사적인 실험에 들어갔다. 우(禹)가 요(堯)로부터 제위를 물려받은 고사에서 보듯 황허 치수는 중국인에게는 숙명적인 과제.

황허가 수천년 동안 중국인을 괴롭히며 범람하거나 물길이 바뀌어온 원인은 토사의 퇴적으로 해마다 하상(河床)이 높아지는 전형적인 천정천(天井川)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새로 고안해낸 황허 치수법은 인공 홍수를 이용해 하류에 퇴적된 토사를 바다로 밀어내 홍수를 예방한다는 것.

이를 위해 중국은 허난(河南)성 뤄양(洛陽) 부근에 건설된 샤오랑디(小浪底)댐을 통해 4일 처음으로 인공 홍수 실험에 들어갔다고 11일 베이징(北京)청년보가 소개했다.

황허에서 가장 마지막 협곡 지대에 위치한 샤오랑디댐은 5464㎞의 전체 황허 물길 중 바다까지는 800㎞ 떨어진 곳. 1997년 착공해 지난해 말 준공된 이 댐은 126억5000만㎥ 의 물을 가둘 수 있다.

황허는 발원지인 칭하이(靑海)성에서 산시(陝西) 간쑤(甘肅)성 등의 황토고원을 거치며 매년 16억t의 토사가 유실되며, 이중 4억t이 강바닥에 쌓여 매년 10㎝씩 하상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매년 하상이 높아진 만큼 강변에 제방을 더 높이 쌓아야 한다.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모두 4차례 쌓은 황허 제방의 황토량을 계산하면 2700여㎞(중복된 부분 제외)의 만리장성 13개를 새로 축조할 수 있는 엄청난 수치다.

중국 수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황허에 토사가 침전되는 것을 막으려면 초당 2600㎥의 물을 최소한 6일 이상 지속적으로 하류로 흘려보내야 한다. 현재는 수량(水量) 부족으로 초당 800∼2500㎥ 밖에 흐르지 못해 토사가 계속 하상에 쌓이고 있다.

4일 샤오랑디댐의 갑문을 열어 초당 2860㎥의 물을 흘려 보내 1주일 동안 하류지역을 관찰한 바에 따르면 수량이 적었던 허베이(河北)성과 산둥(山東)성 일대는 한때 홍수 경계 수위까지 물이 치솟으며 강바닥의 토사가 바다로 밀려나가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황허수리위원회 리궈잉(李國英) 주임은 “앞으로 실험을 계속해 하상의 토사가 바다로 씻겨내려 가는 수치를 계산해낼 것”이라며 “샤오랑디댐의 인공 홍수 실험이 성공하면 수천년 만에 처음으로 황허의 물길을 잡게 되는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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