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街 신문기사를 뒤집어보니…

  • 입력 2002년 3월 22일 17시 48분


미국 뉴욕 월가에서 활동하는 시장분석가 주식거래중개업자 펀드매니저 등이 쓰는 말 중에는 새겨들어야 할 표현들이 많다. 월가를 담당하는 경제부 기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월스트리트 저널의 칼럼니스트 조너선 클레멘츠는 19일자에서 경제부 기자들이 기사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나 문장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과 상황을 익살스럽게 소개했다. 다음은 그 요약.

△기사에 ‘업계 내에 의견이 갈려 있다’는 표현이 나오면 이것은 ‘취재한 두 기자의 의견이 달랐을 때’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법적 문제를 계속 검토중’이라고 했을 때는 ‘이해를 구하기 위해 3명의 변호사에게 차례로 전화했지만 그 기자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을 때를 의미한다.

△‘많은 투자가들은 주가가 더 폭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기자실에 있는 동료기자들이 그렇게 얘기했다는 뜻.

△핸콕 부부의 사진을 싣고 ‘이 부부는 첫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저축해 왔다’고 했을 때도 사실과 다를 때가 많다. 사실 핸콕 부부는 쇼핑몰에서 살다시피 했지만 사진만큼은 잘 나왔을 때 이런 설명을 붙인다.

△‘당장 사야 할 10개의 투신상품을 소개한다’고 돼 있을 경우 통상 수익성이 아주 좋은 것은 1개고 7개는 보통, 2개는 신통치 않을 때를 의미한다(이 중 가장 좋은 하나를 고르는 것은 투자자 책임이지만).

△‘실적은 좋지 않지만 분석가들은 투자품목에 일부 끼워넣을 만하다고 권한다’고 돼 있는 경우 이 기사만 믿고 투자하더라도 우리 책임은 아니니 나중에 욕하지 말라.

△기사가 ‘지난 분기에 가장 좋은 실적을 낸 펀드매니저가 장을 낙관했다’고 돼 있을 경우, 무시해도 좋다. 우리가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말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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