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작전 어떻게]특수부대원 투입 도주로 차단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8시 18분


본격적인 빈 라덴 체포 작전에 나선 미국은 이미 100명 규모의 특수부대를 아프간 남부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특수부대는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인 무하마드 오마르 에 관한 현장 정보를 수집해 뒤를 쫓고 있으며 동시에 이들의 퇴로를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와 함께 대규모 지상군 투입에 대비, 공수부대의 착륙 및 낙하 지점을 확정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미군은 또 EC130기(일명 코만도 솔로)를 동원, 빈 라덴 신고자에게 2500만달러(한화 약 325억원)를 주겠다는 유인물을 공중 살포, 심리적 압박작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은 빈 라덴이 탈레반 군이 괴멸할 때까지 아프간에 은신할 가능성과 은밀히 아프간 국경 밖으로 도주할 가능성과 관련해 동시에 대비하고 있다.

도날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빈 라덴이 미군이 파악할 수 없는 계곡지대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아프간 국경 밖으로 간 뒤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는 비행기를 타고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이날 정보소식통들이 추정하는 빈 라덴의 은신지는 북동쪽의 잘랄라바드로부터 남서쪽의 탈레반 거점인 칸다하르에까지 퍼져있다고 보도했다.

이중에서 미국은 빈 라덴이 칸다하르 인근에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에 있는 그의 기지에는 대공포가 설치돼 있으며, 과거 구소련과의 전쟁 때 무자헤딘들이 건설한 산속 동굴과 벙커들이 있다. 이 산속 터널은 높이가 2층 이상이며 수천m나 뻗어 수백명 이상이 숨을 수 있는 규모라는 것.

또 칸다하르 북쪽의 오루즈간주 산악지대에 있는 동굴지역도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되고 있다. 미군은 또 빈 라덴이 파크티아주의 코스트시 남쪽에 숨어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최근 빈 라덴이 등장한 일련의 비디오의 배경에 나오는 바위가 이 지역의 것들인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빈 라덴이 생포됐을 경우 처리방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북부동맹의 압둘라 외무장관은 14일 유럽의회 니콜 퐁텐 의장과의 통화에서 빈 라덴과 오마르가 체포되면 반 인도범죄로 아프간 및 헤이그 법정에 회부한 뒤 추후 미국으로 인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9·11테러범들은 전범이므로 일반법정 대신 특별군사위원회에 회부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상당수 미군 관계자들은 “빈 라덴을 재판에 세우려면 앞으로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말해 빈 라덴 체포가 여전히 요원한 일임을 시인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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