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9·11세대’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40분


미국에 ‘9·11 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9·11 테러’의 영향은 어디까지일까.

▽9·11세대〓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12일자) 커버스토리로 9월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테러를 겪은 대학생 등 젊은 세대를 ‘9·11세대’라고 규정하고 이들이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거리라고 지적했다.

이 세대는 테러사건 전만 하더라도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면서 기성세대와는 달리 별다른 사회적 고민을 겪지 않았다. 졸업 후 진로와 영화 음반 등이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테러는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월스트리트를 꿈꾸던 학생들은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과거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던 학군단(ROTC)은 이제 주변에서 박수를 받고 있다.

9·11세대는 과거 서구위주의 역사교육을 받은 기성세대와는 달리 중국 아프리카 이슬람 등의 역사까지 배우며 성장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른 문화를 더 잘 이해한다. 뉴스위크는 “2001년이 대학가와 사회가 단합했던 1941년(제2차 세계대전)과 역사적 갈등의 시발이었던 1966년(베트남전쟁) 중 어느 쪽과 비슷한 양상이 될 것인지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어린이들이 받은 충격〓어린이 TV프로 ‘세서미 스트리트’를 제작하는 ‘세서미 워크숍’이 테러 몇주 뒤 6∼11세 어린이들에게 무서움의 대상을 그림으로 그리게 한 결과 어린이들 대부분이 붕괴된 건물과 핵 폭발, 칠흑 같은 어둠, 가족을 잃고 고아로 남게 된 상황 등을 묘사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지가 2일 보도했다.

▼어린이 ‘정신적 상처’ 우려▼

이는 5월에 같은 주제로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에 거미나 뱀, 유령 등이 등장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5월엔 환경 오염으로 놀이터를 잃게 되는 것을 걱정했던 아이들이 9월에는 오사마 빈 라덴에게 부모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게 됐다는 것.

전문가들은 “50년대 학교 책상밑으로 공습대피훈련을 하며 유년을 보낸 미국인들이 평생 소련을 두려워한 것처럼 9·11테러도 어린이들에게 정신적 외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선대인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