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ABC방송은 20일 “최근 ‘탄저균이 지폐를 통해서도 수백만명에게 감염될 수 있다’는 등의 소문이 떠돌고 있으나 확인 결과 대부분 사실 무근임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지폐에 묻힌 탄저균으로 극소수의 사용자를 감염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규모 감염은 불가능하다는 것.
방송은 “직원 1명이 탄저병으로 숨진 플로리다주 타블로이드 신문사의 경우 신문용 인쇄 잉크에 탄저균이 들어 있다는 소문도 있으나 확인 결과 이 회사의 신문은 탄저균 환자가 발견된 건물에서 인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클링거만 재단이라는 곳에서 발송된 우편물을 받은 사람 23명 가운데 지금까지 7명이 사망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그러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9·11 테러 이전부터 이 같은 소문이 있었다”며 “클링거만 바이러스 따위는 없다”고 부인했다.
방송은 이 밖에 ‘최근 아랍계가 임대한 트럭 30대가 실종됐다’거나 ‘9·11 테러 참사 때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유대인이 한 명도 없었다’는 등의 소문 역시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탄저병에 걸린 환자는 플로리다주에서 숨진 1명을 포함해 모두 8명으로 늘어났으며 37명이 탄저균에 노출돼 치료를 받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탄저균 편지 발송에 이용된 뉴저지주 우체국의 분류함을 찾아내는 등 수사도 진전 기미를 보이고 있다.
톰 리지 미 조국안보국장은 1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플로리다와 뉴욕, 워싱턴 등 3개 지역에서 발견된 탄저균의 출처가 동일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일 “탄저균 테러를 누가 자행했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하원의원들의 우편물을 처리하는 하원 사무실 건물에서도 탄저균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의회 관계자들이 20일 밝혔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