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단계 공격 돌입]특수부대 새벽 지상침투

  • 입력 2001년 10월 16일 18시 29분



미군이 15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본거지인 칸다하르 공격에 공군특수전사령부(AFSOC) 소속의 특수부대 지상침투 엄호용 항공기를 투입하면서 아프간 공격작전이 2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지금까지 특수부대 투입 여부는 결코 확인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으나 15일 AFSOC 소속 특수 항공기 AC130이 공격에 나섰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는 미 특수부대가 최소한 공중 작전에 가담했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이날 정황을 보면 미군 특수부대의 지상 침투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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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 미국 언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공습을 시작한 16일 새벽 칸다하르 상공에서는 여러 대의 헬기가 20분 이상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헬기보다는 수송기와 비슷한 공격기가 공격에 가담했다고 증언했다. 탈레반 군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저공으로 비행하는 항공기를 투입한 것은 특수부대 병력을 침투시키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AC130은 ‘스펙터’ 혹은 ‘스푸키’(모두 유령이라는 뜻)로 불리며 컴퓨터와 연결된 발칸포를 통해 병력 집중지를 초토화시킨다. 또 미군 특수부대 침투 작전을 엄호하기 위한 용도로도 자주 사용됐다.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15일을 기점으로 미국의 대(對)테러 전쟁이 사실상 ‘제2단계 지상전’으로 돌입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22일자)에서 특수부대가 투입된다면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알 카에다 지휘부를 급습하기 위한 것이라며 작전은 대략 6단계를 거친다고 소개했다.

우선 RQ 1 프레데터 정찰기 등이 초정밀 카메라 등으로 빈 라덴 등의 소재지를 실시간 촬영해낸다. 이는 첩보 위성을 통해 미군 등의 지상 사령부로 전송된다. 사령부가 정보 분석을 거쳐 특수부대 투입을 결정하면 특수부대는 MH53J 페이브로, MH60 페이브호크 등 헬기를 통해 저고도에서 부대원들을 침투시킨다. 페이브 로와 페이브 호크는 각각 38명, 11명의 특수부대원을 수송할 수 있다. 이때 AC130이나 F16 전폭기 등이 특수부대 침투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도착지 주변을 타격하는 등 ‘안개 작전’을 펼친다.

특수부대원들은 도착 즉시 견착식 벙커 타격포 등을 발사해 벙커 방어용 시설을 파괴한 후 벙커 수색 작전을 통해 알 카에다와 탈레반 지휘부 체포 작전을 펴게 된다.

그러나 만일 목표지가 강력한 방어시설이 구축된 벙커나 동굴일 경우에는 정밀 유도 장치에 따라 이 같은 시설을 전문적으로 파괴하는 벙커 버스터 EGBU28을 사전에 발사할 수 있다. 벙커 버스터는 지하 30.5m(콘크리트는 6m)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13일 공습에서 최소한 탈레반 군의 동굴 2곳이 벙커 버스터에 관통돼 화염에 휩싸였다고 공개했다.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는 미 육군 대(對)테러 비밀부대인 델타포스, 그린베레, 75 레인저 연대, 해군 특수부대 실(SEALs), 영국 육군 SAS, 해군 SBS 등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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