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살아난다]IT산업 정착-자본회귀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48분


미국 콘티넨털항공사는 최근 미국과 영국을 잇는 자사 항공기의 영국 내 이착륙 공항을 런던 교외의 히스로에서 케임브리지 인근의 스텐스테드로 옮겼다. 케임브리지 인근의 이른바 ‘실리콘펜’이 3000여 개의 벤처기업이 집결한 유럽 신경제의 산실로 변모하면서 미국의 사업가들을 직접 케임브리지로 실어 나르기 위해서다.

요즘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유선 인터넷 혁명의 발상지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라면 무선 이동통신 혁명의 중심지는 와이어리스밸리’라는 표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와이어리스밸리는 세계적인 이동통신 기술을 자랑하는 북유럽국가들에 붙여진 별칭. 스웨덴 쉬스타사이언스파크와 핀란드 오울루사이언스파크 등이 중심지로 이동통신과 관련한 많은 핵심 기술과 특허 등이 이 곳에서 탄생했다.

▼이동통신의 메카로 부상▼

요즘 유럽의 경제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논쟁 중의 하나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신경제의 효과가 유럽 경제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낙관론자들은 신기술 투자가 효과를 나타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럽이 아직은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부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유럽경제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경제의 미래를 밝게 보여주는 또다른 지표는 자금회귀 현상. 1997년 이후 매년 2000억 달러 이상 미국으로 빠져나갔던 유럽의 자본이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1월 출범 이후 달러에 대해 30%나 가치가 하락했던 유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의여섯 차례에 걸친 금리인상 및 시장개입에도 추락세를 멈추지 않다가 지난해 11월 미국의 경제둔화 적신호가 켜진 뒤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의 올해 예상 환율은 0.85∼1.22달러로 올 여름을 전후해 1 대 1의 비율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로화 달러 1대1 눈앞▼

유로권의 기준 금리는 4.75%로 아직은 미국의 5.5%보다 낮다.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두 지역의 금리가 비슷해지는 것은 시간문제. 미국은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럽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두 지역간 금리 격차가 줄어들고 유로의 가치가 회복되면 국제자본의 유럽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페르도 솔베스 미라 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유로가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생활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면 금융과 소비시장의 통합으로 유럽 경제를 지속적인 고성장으로 이끄는 기관차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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