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해커 "권력자 영향력 감퇴 원했다"

  • 입력 2001년 2월 12일 10시 14분


지난달의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했던 세계부유 국가들의 정부ㆍ 기업계 지도자들에 대한 비밀 데이터를 빼낸 컴퓨터 해커들은 그같은 절도행위가 어렵지 않았으며 이들 지도자를 "공격"하기를 원했지 "협박"하기를 원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11일 보도됐다.

"가상의 훼방꾼"(Virtual Monkeywrench)이란 집단 명칭의 이들 해커는 WEF참석 각국대표 1400명의 비밀 데이터가 담긴 컴퓨터 디스크를 지난 주 취리히의 주간지 존탁스차이퉁에 보낸 바 있다.

여기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행정수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포럼 패스워드와 기업계 지도자들의 크레디트 카드 번호, 직통전화 번호, 핸드폰 번호, e메일 주소 등이 담겨있다.

이들 업계 지도자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케이츠, 프랑스 사치품 제조업체 LVMH의 베르나 아르노, 프랑스 미디어 복합기업 비벤디 위니베르살의 장 마리 메시에르 회장 등이 포함되어있다.

이들 해커는 서면 인터뷰에서 컴퓨터로 이같은 정보를 빼내기는 열려진 정원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처럼 쉬웠고 이같은 데이터 절취는 "권력자들을 공격하고 기름이 잘 쳐진 기계의 작동을 방해하기 위한 훌륭한 사보타쥬"라고 말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들 해커는 또 "우리가 보기에는 지적 소유권은 비합법적이며, 권력자의 이익에만 이바지한다"면서 "인터넷은 정보를 전세계와 공유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해커들은 또 그들이 "다국적 기업이나 주권국가들을 협박할 의도가 없었으며 그 까닭은 그같은 절취행위를 해도 현재의 시스템이 바뀔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잡지는 또 다보스 WEF 스태프가 이 연례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각국 인사들에 내린 개인적 평가도 발견되었다고 덧붙였다. 이 스태프는 모 인사에 대해 "그는 결코 지불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한 반면, 어느 아프리카 통상장관에 대해서는 "수감중"으로, 그리고 사망한 일본 갑부에 대해서는 "천국행"으로 각각 묘사했다.

한편 클로드 스마자 WEF 사무국장은 해커의 행위가 "매우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비난하고 WEF가 이들 해커를 법정에 세우도록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 AFP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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