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정상회의]양자회담 만발…회의장 썰렁

  • 입력 2000년 9월 7일 18시 41분


‘사상 최대라는 규모에 걸맞은 정상들의 치열한 외교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각국 정상들이 자국의 이익 실현을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유엔본부가 마련한 공식행사보다는 오히려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 정상과의 양자회담에 더욱 힘을 쓰고 있다. 각국 정상들이 기조연설을 마치자마자 양자회담을 위해 자리를 뜨곤 해 첫날부터 회의장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각국 정상들의 ‘러브 콜’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역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클린턴 대통령은 6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1시간 가량 만난 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1시간 40분 가량 회담을 갖고 중동평화협상의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두 정상에게 협상 테이블에 다시 나올 것을 강력히 촉구했지만 타협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약 9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군축의 기초로 재확인하는 ‘전략적 안정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만났으며 중동지역 국가원수들과도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6일 유엔본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만의 유엔 복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 장주석을 기쁘게 했다.

모리 요시로 (森喜朗)일본 총리의 취임 후 첫번째인 일중 정상회담도 뉴욕에서 이뤄졌다. 모리 총리는 6일 뉴욕 시내 호텔에서 장주석을 만나 북한 문제와 일중 관계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에서 모리총리는 북한과의 수교 교섭에 대해 중국측의 지원을 요청했으며 장주석은 북일 수교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유엔 189개 회원국 가운데 북한과 피지, 유고슬라비아 등 3국만이 단 한 명의 대표도 파견하지 않았다. 비회원국인 스위스와 팔레스타인에서도 국가원수가 참석했고 로마교황청에서도 고위 관계자를 파견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