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질병 극복 새 전기…게놈 지도 초안 공개

  • 입력 2000년 6월 27일 01시 34분


인간 유전자 정보(게놈)를 규명하기 위한 ‘유전자 지도’ 초안이 26일 공개됨에 따라 생명공학기술(BT)의 새 시대가 열리고 질병극복에 커다란 전기가 마련 됐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10시(한국 시간 오후11시)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전자 지도 초안을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신이 인간의 생명을 창조하면서 사용한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신의 가장 성스러운 선물인 인체의 경이로움, 아름다움, 그리고 정교함에 대해 새삼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업적을 갈릴레이 갈릴레오의 천체 운동 원리 발견에 비유하면서 “이 위대한 발견을 소수의 선택받은 나라가 독점해서는 안된다”며 “가능한 한 관련 정보를 공개해 민간과 공공기관에서 새로운 약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올해안에 연구 결과를 발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회견장에 통신위성을 통해 생중계된 화상 기자회견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인간 유전자 지도 초안이 완성된 사실을 환영하면서 “이는 의학의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지휘한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인간게놈연구소 소장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늘 발표는 인체를 재발견하기 위한 탐험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간 차원의 게놈 연구를 추진해온 셀레라 제노믹스사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도 참석했다.

한편 연구에 참여했던 영국 연구기관인 웰컴 트러스트의 마이클 덱스터 소장은 “유전자 지도 작성은 달 착륙보다 더 위대한 업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외신종합연합>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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