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인터넷' 車도 정보화 경쟁…사고 자동신고 기능도

  • 입력 2000년 4월 9일 20시 21분


자동차 업계가 정보통신화 경쟁에 매달리고 있다고 미국의 시사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0일자)가 전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사가 개발한 ‘크라운 애틀리트’ 세단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교통정보안내시스템(카내비게이션)과 인터넷에 연결되는 컴퓨터 시스템인 ‘모네’가 장착되어 있다.

모네는 날씨나 주요 경기 결과, 주요 뉴스 등을 알려주며 E메일을 음성으로 전달해준다. 문자와 화상정보도 받아 볼 수 있어 자동차는 작은 사무실이나 마찬가지다. 뒷좌석의 비디오 플레이어는 ‘안방극장’ 역할을 한다. 자동차와 사무실, 거실이 융합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낫산자동차와 혼다는 내년 중 자동차 내에 인터넷으로 주식거래와 물품 구입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최신형 ‘메르세데스 S 클래스’는 사고 발생시 가장 가까운 경찰서나 병원에 사고 소식을 자동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또 운전자가 중상을 입어 말을 할 수 없어도 사고현장에 도착한 의료진이 운전자에 관한 기본적인 의료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을 자동차에 갖출 예정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에어백이 터지면 자동차의 위치를 자동으로 의료기관에 알려주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독일 BMW는 음성만으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실험중이다.

일본 닛산 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정보 통신이 자동차와 결합되면서 자동차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메르세데스는 도이치텔레콤, GM은 아메리카온라인과 제휴하는 등 많은 자동차사가 통신 혹은 인터넷회사와 손을 잡고 있다. 일본의 경우 현재 1%에 불과한 자동차내 인터넷 보급률이 2003년경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5년 ‘디지털 자동차’시장 규모도 현재 80억달러에서 67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일부에는 자동차 내에 이런 첨단 장비가 장착되면 운전자의 주의가 산만해져 사고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카내비게이션을 보다가 219건의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24명이 다쳤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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