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노체트 재조사 착수…1976년 칠레大使 암살관련

  • 입력 2000년 3월 24일 00시 24분


미국 법무부는 1976년 발생한 당시 주미 칠레대사 오를란도 레테리에 암살사건과 관련해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대한 조사를 다시 시작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미 수사관들은 칠레 대법원이 미국의 요청에 따라 소환한 관련자 42명을 조사하기 위해 22일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미 법원이 기소한다 해도 칠레가 피노체트를 미국으로 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피노체트의 건강이 악화됐고 양국간에는 범죄인 인도협정이 없기 때문. 그러나 미 법원이 그를 기소하면 칠레 정부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망했다.미 법무부 대변인은 “칠레에서 하고 있는 법무부 수사관들의 조사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협조 아래 이뤄지고 있으며 관련 사실을 매우 진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말해 피노체트 기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이제까지 레테리에 암살 사건과 관련해 6명에게 실형을 선고했으나 피노체트의 관련여부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다. 당시 피노체트 정권에 대항하던 레테리에 대사는 76년 9월 21일 워싱턴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테러로 사망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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