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육 이래서 강하다]'21세기는 교육의 세기' 선언

  • 입력 1999년 10월 17일 19시 43분


현재 미국의 학생수는 초중고교와 대학을 포함해 5300만명에 이른다. 미국 역사상 최다규모인 이들은 ‘밀레니엄 세대’로 불린다.미국 연방정부는21세기를‘교육의세기(Education Century)’로 명명했다. 밀레니엄 세대를 제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은 군사적 경쟁국이 없는 유일 초강대국이 됐다. 경제도 전후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그런 미국의 관심이 이제는 교육에 쏠려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교육이 최우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교육이 최고의 국가적 아젠다(의제)가 된 것이다.

공화당의 대선 예비후보 중 선두주자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가 처음으로 내세운 공약도 교육에 관한 것이었다. 빈민가나 낙후된 지역 공립학교의 성적이 기준에 미달하면 학생들에게 학비를 반환해 사립학교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학비인환제도(Voucher)’를 실시하겠다는 것이었다.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앨 고어 부통령은 교사들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 5년마다 교사자격시험을 치러 시험에서 떨어지는 교사를 해임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공약했다.민주당의 또다른 유력 예비후보인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은 노인과 청소년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노인들이청소년이나아동을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월 2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색다른 공약을 내걸었다.

미국 교육정책의 중점은 엘리트를 길러내는 것보다는 학생전체의 학력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 다른 나라보다 처지는 수학과 과학 실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만 76세의 나이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존 글렌 전 상원의원을 21세기 수학과 과학 교육을 위한 국가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리처드 라일리 교육부장관은 국민의 문자해독률을 높이기 위해 초등학생 학부모를 상대로 ‘하루 30분 책읽기의 교육혁명론’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학생 전체를 위한 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학력이 곧 국력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학력격차가 곧 빈부격차를 낳는다고 보기 때문. 라일리 장관은 올해 교육연두교서에서 “대졸자의 수입이 고졸자보다 76%나 많은 현실에서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는 길은 보다 많은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졸생의 65%가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만 연방정부는 이를 100%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각종 학비감면제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물론 창의적인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아울러 진행되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는 1월 국립항공우주국(NASA) 등과 공동으로 ‘화성 밀레니엄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세기 화성에 미국의 식민지를 건설하기 위해 과학에 관심이 있는 젊은 인재들을 조기에 발굴해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잖아도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이 세계1위인 미국이 이같은 ‘교육입국’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한 미국의 세기는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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