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착륙 30년]「물 존재」확인 탐사선 발사

  • 입력 1999년 7월 9일 19시 30분


오는 20일은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은지 만 30년이 되는 날. 이 사건으로 달은 문학적 로맨티시즘의 신비함을 잃어버렸지만 우주개척사에는 새로운 장을 여는 이정표를 세웠다. 또 이를 계기로 달은 인류에게 우주기지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새 희망을 주고 있다.

69년 7월20일. 아폴로11호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을 밟자 이 광경을 TV로 목격하던 전 세계는 뜨겁게 환호했다.

암스트롱은 첫 발을 딛는 순간에 외친 “개인의 작은 한 걸음이 인류의 위대한 진보”라는 말은 아직도 유명하다.

달착륙 30주년을 맞게 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은 벌써부터 각종 기념이벤트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달 착륙은 냉전(冷戰)의 산물〓공산주의의 대표국가였던 구 소련이 57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발사에 성공하고 61년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하자 미국인들은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당시 40대의 J.F.케네디 미 대통령은 “미국은 10년안에 달에 간다”며 아폴로계획을 적극 추진, 결국 세계 최초의 달 착륙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미국이 아폴로 계획에 24억달러나 쓴 반면 소련은 4억5000만달러만 써 ‘자본력의 승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미국의 유인 우주선 성공은 달 화성 등의 우주기지 개척 꿈을 가져왔고 이러한 우주항공기술을 바탕으로 첩보 및 기상위성 등이 속속 등장하게 됐다.

▽베일을 벗은 달〓아폴로 탐사로 인해 달도 지구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각층과 암석층,반(半)액체의 맨틀과 핵을 가진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어떤 생명체나 유기물질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폴로11호가 착륙한 ‘고요의 바다’나 분화구도 달에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생겨났을 뿐 물이 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죽은 달’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NASA는 최초의 달착륙 이후 잇달아 우주비행사들을 달에 보내 골프를 치고 달자동차를 타는 이벤트까지 벌였지만 세간의 눈길을 끌지는 못했다.

▽부활하는 달〓94년 클레멘타인, 98년 루나 프로스펙터 등 연이은 달 탐사선이 달 남북극 지역에서 대규모 얼음 흔적을 발견하면서 달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산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 NASA는 오는 31일 루나 프로스펙터 탐사선을 달의 특정 분화구에 충돌시켜 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충돌광경을 허블망원경과 천체망원경으로 관측, 지금까지 달의 물 존재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게 NASA의 야심찬 계획이다.

물과 산소를 얻을 수 있다면 달은 첫번째 우주식민지로서의 자격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NASA는 2003년까지 100명이 살 수 있는 우주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게다가 달은 핵융합에 필요한 헬륨3이 풍부한 편이고 고진공상태이기 때문에 핵융합에 매우 유리하다. 이 밖에 달기지 건설을 위해서는 식량생산과 수송, 쓰레기처리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렇지만 우주과학자들은 21세기에는 인류가 달여행을 다니고 달에서 살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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