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응급복구비 300억달러 예상…피해규모 1,000억달러

  • 입력 1999년 6월 10일 19시 36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78일간에 걸친 공습으로 유고경제는 만신창이가 됐다. 100만명 이상의 실업자가 발생했고 경제가 20∼30년 이상 후퇴했다. 피해규모는 10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고는 NATO군의 공습 이전에도 89년부터 계속된 서방측의 경제제재로 1년에 10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적자를 기록하며 경제난을 겪어왔다.

이번 공습으로 남북을 관통하는 기간 고속도로가 끊기고 수도 베오그라드 등을 가로지르는 다뉴브강의 다리가 대부분 부서졌다. 정유소 파괴로 전력의 70% 이상이 끊겼다. 이처럼 붕괴된 사회간접시설의 복구에는 엄청난 비용과 어려움이 따를 것이 분명하다.

로마노 프로디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은 최근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유고 경제의 응급복구를 위한 비용만도 앞으로 5년간 매년 60억∼70억달러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유고경제가 경제제재 이전인 89년 수준으로 복구되기 위해서는 향후 45년간 최고 500억∼150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NATO는 3일 제시한 평화안과 8일 유엔에 상정한 결의안 등에서 “유고가 평화안을 수락하는 경우 경제재건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고 밝혔다.

10일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서방7개국 및 러시아(G8) 외무장관 회담과 18∼20일 쾰른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도 유고 경제재건 방안을 중점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일 쾰른에서는 EU 15개국과 NATO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이 참가한 가운데 유고를 포함한 발칸반도 등 동남부 유럽국가의 경제원조를 위한 광범위한 원조계획인 ‘발칸판 마셜플랜’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과 EU 등은 ‘유고재건 기금’을 약속하면서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 치하에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범기소를 포함한 ‘밀로셰비치 처리’가 유고 경제재건의 고리로 남은 셈이다.

IMF는 코소보 사태로 간접적인 피해를 본 유고 인근 6개국의 피해 복구를 위해서도 22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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