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경영 대명사 「히타치」社風 혁신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19분


일본 최대 종합전기전자업체인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어깨 힘빼기’에 나섰다.

히타치가 19일 마련한 ‘사풍(社風)개혁방안’은 우선 정장차림 이외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사원들의 복장을 원칙적으로 자유화했다. 남자사원에게는 넥타이를 매지 않는 캐주얼 복장의 출근을 권장하고 거래처를 접대하는 영업부서 이외에는 티셔츠 차림도 인정하기로 했다.

특히 상하관계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도록 부하직원이 부장이나 과장 등 상사를 부를 때 직책이 아니라 ‘∼상(씨)’이라고 이름을 부르도록 했다. 회사측은 “회장이나 사장 등 최고경영자를 부를 때도 가급적 이같이 장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상급자나 손윗사람에게 ∼상이라고 불러도 결례는 아니지만 기업이나 관공서 등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직장에서는 직책을 붙이는 것을 선호해 왔다.

히타치는 매일아침 사업장별로 실시해온 집단체조도 “개인보다 조직을 중시하는 구시대적 냄새가 난다”며 폐지했다.

‘일본식 경영’의 간판기업으로 불려온 히타치의 변화는 경직되고 관료적인 회사풍토가 개인의 창의력을 억눌러 영업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히타치는 98회계연도(98년4월∼99년3월)에 1천2백억엔의 경상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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