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족쇄」 EEZ]실무협상 결렬…발묶인 수산업

  • 입력 1999년 1월 24일 19시 03분


한일어업협정 발효에 따른 실무협상이 22일 결렬된 이후 일본측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했다며 한국어선을 잇따라 나포하고 우리어선들이 일본EEZ 밖으로 급히 빠져나오느라 설치한 그물도 챙기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또 그동안 일본 근해에서 많은 어획고를 올려온 우리어민들은 앞으로 일본EEZ 밖에서 조업해야 돼 종전보다 막대한 손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23일 EEZ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3차례에 걸쳐 경남 통영선적 남영호 등 우리어선 4척을 나포했다.

이들 선박은 협상결렬 소식을 듣고 일본측 조업구역을 떠나기 위해 어구를 챙기던중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경비정에 의해 강제 예인됐다.

특히 수십여척의 우리어선들은 일본 EEZ에서 황급히 빠져나오느라 설치했던 그물조차 거둬들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명령을 받은 대부분의 우리어선들은 24일 우리 연근해에서 조업중이다.

한편 상당수 어민들은 일본 근해에서 대게와 장어 오징어 등을 잡아 많은 소득을 올렸으나 실무협상 결렬로 막대한 손해가 우려된다며 정부당국에 협상을 조기매듭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수산업계는 성어기인 이달부터 7월까지 쓰시마(對馬)섬 부근 등 일본수역에 어장이 형성되는데 앞으로 이곳에서 조업을 못하게 돼 전체 어획량은 지난해 20여만t보다 8만7천여t, 위판금액은 1백50억원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민들은 “정부가 하루 빨리 실무협상을 타결해 다시 조업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가능한 한 쿼터량도 많이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통영〓강정훈·석동빈기자〉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