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빛에너지 흡수 않는 「완벽한 거울」 개발

  • 입력 1999년 1월 21일 19시 30분


빛에너지를 거의 흡수하지 않으면서 어느 각도에서건 빛을 반사하는 ‘완벽한 거울’이 탄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최근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존 D 조아노파울로스교수팀이 개발한 거울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구성과를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나르시서스가 잔잔한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홀딱 반한 이래 거울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거울은 물체를 비춰줄 때 거울에 부딪힌 뒤 떨어지는 빛의 작은 파편들을 흡수하면서 에너지를 낭비한다. 그러나 MIT거울은 모든 각도에서 가시광선을 반사하면서도 거의 빛에너지를 흡수하지 않는 점이 장점.

에너지 손실이 적은 절연성 거울은 제한된 각도에서 들어오는 빛만 반사하는 특성이 있는데 MIT거울은 일반 거울과 절연성 거울의 장점을 골고루 갖춘 ‘꿈의 거울’이다. 이 거울은 광섬유 휴대전화 약품 분광학(分光學)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완벽한 거울’에 대한 힌트는 우연히 얻어졌다. MIT의 한 대학원생이 절연성 거울을 다루던 중 일정한 각도에서만 빛이 반사된다는 점을 의아하게 생각하고 이를 선배들에게 문의했다. 이들은 많은 층을 쌓으면 반사광의 강도가 강화되면서 어느 각도의 빛이라도 반사하는 거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석달간 작업끝에 폴리스티렌과 텔루륨을 이용해 첫번째 작품을 내 놓았다. 예상대로 일반 거울처럼 모든 각도에서 골고루 가시광선을 반사했다. 남은 과정은 에너지를 어느 정도 흡수하느냐 였다.

옴니가이드라는 가느다란 절연관을 이용한 실험에서 새로운 거울은 광섬유보다 더 정교하게 레이저광을 유도했다.

광섬유는 통과하는 빛을 어느 정도 흡수하기 때문에 20㎞마다 광신호의 세기를 높려주는 장치가 필요한데 MIT거울은 에너지를 거의 흡수하지 않아 증폭장치 없이도 수천마일까지 빛을 전달할 수 있다.

MIT연구팀은 새 거울이 휴대전화를 비롯해 열을 유지하는 섬유와 초경량 의류를 만드는데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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