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언론 『한국을 도와야 유럽도 산다』

  • 입력 1997년 12월 28일 19시 58분


한국의 경제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에 대해 프랑스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을 돕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돕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르몽드지는 27일자 「한국을 도와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프랑스 정부가 부실화된 크레디 리요네 은행을 쓰러지도록 방치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사회는 위기 확산의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한 한국을 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르몽드지는 「우리는 고속전철(TGV)과 에어버스를 산 한국을 어제는 무역증대의 형태로 이용했다」면서 「한국의 세계화는 결과적으로 고용 창출에 기여했다」고 한국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덧붙였다. 이 신문은 이어 「만일 한국이 지불불능 사태에 빠지면 한국의 은행과 기업에 많은 돈을 빌려준 일본은행들이 타격을 받게 되며 이로 인한 일본의 경기침체 악화는 미국 유럽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르몽드지는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중 하나인 한국이 스스로 저지른 잘못에 대해 국제사회가 엄청난 지원을 하는 데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외환 및 무역 세계화의 결과로 우리는 지금 이웃의 죄를 위해 돈을 낸다」는 미셸 캉드쉬 IMF총재의 말을 인용했다. 이 신문은 「따라서 한국은 지원조건에 대해 흥정할 권리가 없다」면서 「한국시장은 개방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불투명성이 지배해왔던 정치 금융시스템에 최소한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은 더욱 정당한 일」이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르피가로지는 26일자 「아시아 위기의 세가지 교훈」이라는 사설에서 「한국경제를 구조해주지 않았다면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는 것은 세계경제」라면서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기업이나 국가가 빚만으로 무한정 살아갈 수는 없다」면서 「한국 경제발전의 행태와 투기적 양상에 대해 잘 알고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좀더 일찍 경보를 울릴 수는 없었느냐」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실업과 생활수준 하락, 사회적 갈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겠지만 이를 극복할 것은 분명하다」고 단언하면서 「그러나 채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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