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정상회담]4자회담 앞날에 큰 변수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미중(美中)관계는 한반도의 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반도가 놓인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한반도에서 미중의 이해관계는 일치한다』는 일반적 가설 때문이다. 실제로 적어도 다음 두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미중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즉 △북한의 핵무장 저지와 △한반도의 안정 유지(현상유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중관계가 좋으면 좋을수록 한반도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양국 관계가 좋았기 때문에 남북한 관계가 비교적 순조로웠던 전례도 있다. 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은 한 예. 당시 미국은 동시가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중국은 암묵적으로 이를 승인했다. 94년 제네바 기본합의문 체결때도 미중은 상호 충분한 논의속에서 북한의 핵개발을 동결시켰다. 현재 남북한과 미중 4자관계에서 최대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4자회담 또한 미중 관계의 산물이다. 정전협정 조인 당사자인 양국이 서로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더라면 4자회담이란 새로운 틀은 태어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당장 4자회담에 상당한 추진력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정상이 4자회담을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할 유일한 구조』라고 선언하는 것만으로도 그 의의와 효과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이 받게 될 4자회담 참여 압박은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평화연구소(USIP)의 한반도 전문가 스캇 스나이더처럼 중국이 4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변화」를 추구해서라기보다는 평화논의과정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아서라고 평가절하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4자회담을 끌고 갈 동력을 제공한다고 해도 한반도에서의 미중의 정책목표가 현상유지에 있는 한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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