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빠른 속도로 자본주의화할 전망이다. 장쩌민(江澤民)주석은 12일 제15차 전국대표대회(전당대회) 개막 첫날 행한 정치보고에서 다양한 형태의 소유형식을 활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 중국경제가 앞으로 자본주의적 요소를 받아들이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중국경제가 어디로 갈지 두차례 나누어 소개한다.》
장주석은 『일체의 소유제형식이 모두 사회주의에 응용될 수 있다』며 『생산력발전 국력증강 인민생활수준 향상에 부합한다면 어떤 소유형식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그 바탕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했다. 경제발전을 통한 국가번영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나아가 『국유경제의 비중이 다소 감소하더라도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라는 성격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방만한 운영으로 경제발전에 걸림돌로 부각된 국유기업을 과감히 정리, 경쟁을 도입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장주석은 이날 2시간15분에 걸친 연설을 통해 「사회주의 초급단계론」을 견지하면서 사회주의 생산력발전에 우선적으로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은 「21세기 경제청사진」을 제시했다.
그가 앞으로 중국사회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자본주의적 성격의 제도는 상속세징수,선부론(先富論), 주식제 확대 등이다.
그동안 법은 제정됐으나 사문화상태에 있던 상속세를 본격 실시하겠다는 것은 세금만 제대로 낸다면 개인재산을 얼마든지 형성해도 좋고 상속도 된다는 의미다. 사유재산허용은 사회주의와 구별되는 자본주의의 핵심적 기반이다. 또 덩샤오핑의 선부론도 재삼 강조됐다. 『일부 사람들이 성실한 노동과 합법적인 경영으로 먼저 부유해지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간 지역간의 소득격차가 나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효율적인 경제개발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주식제와 관련, 『주식제는 자본의 운용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자본주의도 이용할 수 있고 사회주의도 이용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국유기업 등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는 9천2백개의 주식회사가 있으나 약 7백개 기업만이 상장돼있다.
이번 대회에서 제시된 이같은 경제체제개혁 원칙은 토론과정에서 당내 좌파들로부터 사회주의의 포기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보고서작성과정에서 각종 단계의 여론수렴작업을 이미 거친만큼 기본골격은 수정될 가능성이 없다.
장주석이 제시한 경제개혁은 앞으로 중국의 정치 사회에 엄청난 격동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인근 동북아는 물론 세계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