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소평 사망/해외언론 분석전망]『강택민은 바람개비』

  • 입력 1997년 2월 21일 19시 56분


[파리〓김상영특파원] 프랑스 독일 등 유럽언론들도 鄧小平(등소평)의 사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등의 발자취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그의 사망이 중국대륙에 몰고올 의미를 다각적으로 분석, 전망했다.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21일 등소평사망 이후 중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 감소로 귀결되면 북한의 호전성을 부추겨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보도. 르몽드지는 이날 「등소평 이후의 중국」이라는 특집판에서 『고립되고 곤경에 빠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조정자로서의 영향력이 이 지역 안정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인중 하나』라면서 이렇게 전망. ○…독일 언론들은 20일 등소평에 대한 평가가 경제 외교적 성공과 정치독재라는 상반된 모습을 갖고 있다면서 차기지도자들은 국가발전을 위해 등의 성과들을 계승,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충고. 경제전문 한델스블라트지는 『등소평이 중국을 경제개혁과 개방으로 이끌었고 한국 일본과의 화해, 홍콩 반환 등 외교적 업적을 이뤘다』고 밝히고 그러나 『지난 89년 천안문사태 유혈진압에는 최종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 그러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지는 『등소평의 카리스마가 사라진 지금 후계자들이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노선을 지금처럼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우려를 표시. [워싱턴〓홍은택특파원] 鄧小平(등소평)의 죽음을 「마지막 황제」 「왕관만 쓰지 않은(실질적인) 왕」의 서거라고 전했던 미국의 언론들은 그의 후계자 江澤民(강택민)국가주석을 두고 누구도 「황태자」라고 부르지 않았다. 20일자 뉴욕 타임스지와 워싱턴 포스트지는 다같이 그의 정치 역량과 성향을 대신하는 말로 「바람개비」라는 말을 골랐다. 자가발전 없이 풍향과 풍속에 따라 돌아가는, 좌도 우도 대장정에 참여한 혁명 1세대도 아닌, 그렇다고 다른 권위도 갖추지 못한 테크노크라트로만 보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뉴욕 타임스지는 그의 모호한 성향을 발탁의 한 배경으로 짚었다. 89년 천안문 사태이후 등소평은 그가 개혁노선의 지지자라는 이유로, 반면에 등의 정적이자 보수파인 陳雲(진운)등 혁명원로들은 그가 공산주의 수호자라는 점에서 각각 강의 발탁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어느 언론도 그의 권력 장악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毛澤東(모택동)의 후계자로 지명된 華國峯(화국봉)이 모의 사후에야 집권을 시작,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것과 달리 강주석은 이미 5년이상 권력 승계를 준비해 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 타임스지는 『강주석이 실권을 장악하도록 등이 오래 살아준 것이 중국국민들에 대한 마지막 봉사였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에서도 워싱턴 포스트지는 『그의 힘의 실체는 다른 정치적 대안이 없다는 데 있다』고 강주석 체제의 안정성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중국의 권력 자체를 인격화해온 모택동과 등소평같은 카리스마에 익숙한 중국 국민들에게 강의 집권방식이 통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포스트지는 의구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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