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권주자들-3]영국 차기총리 대접전 예고

  • 입력 1996년 11월 29일 21시 00분


「런던〓李進寧특파원」 영국에서는 정치구조상 어느날 갑자기 「영웅」이 탄생하기란 쉽지 않다. 정부형태가 완전한 의원내각제여서 총선에서 다수의석을 차지한 정당의 당수가 대권(총리직)을 잡도록 제도화 돼있고 한 정당의 당수가 되기까지는 엄청난 정치적 수련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 대권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당권에 도전해야 하는 게 당연한 정치적 수순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하원에서 맨 앞자리에 앉을 때까지 오랜기간 정치적 능력과 경력을 쌓아야 한다. 보수당의 대권주자 1순위는 물론 현직총리인 메이저(53)당수.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보수당이 패할 경우 메이저는 당수직에서 물러날 것이고 만의 하나지만 당내의 압력에 따라 총선승리를 위한 「극약처방」으로 총선 직전에 당수직을 내놓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가 없다. 차기당수감으로 가장 유력시 되는 인물은 부당수인 마이클 헤슬타인(63). 화려한 정치경력에다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메이저를 비롯한 보수당내 중도좌파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다음으로 유력한 인물은 우파의 대부격인 마이클 포틸로 국방장관. 같은 우파계열로 당의장인 브라이언 모힌니와 마이클 하워드 내무장관, 또 작년 메이저에 맞서 당권도전에 나섰던 존 레드우드 전웨일스장관 등도 우파를 대표하는 중진급이지만 지지세력으로 볼 때 포틸로에 다소 못 미친다. 좌파계열로는 케네스 클라크 재무장관, 말콤 리프킨드 외무장관 등이 제법 목소리를 내지만 헤슬타인이 버티고 있는 한 당장 당권도전에 나서기는 역부족. 노동당의 경우 현재로는 토니 블레어당수(43)가 확고부동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40대의 젊음에다 중도성향을 띤 과감한 당현대화 작업으로 노동당의 위상을 국민지지도 50%에 가깝게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블레어 다음 주자로는 부당수인 존 프레스코트(58)가 버티고 있다. 그는 당내 노동계층의 대변자로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지난 94년 당권경쟁에서 블레어에 맞선 경력도 있다. 이외 제3당인 자유민주당의 패디 애쉬다운 당수, 또 영국의 유럽통화가입 반대를 명분으로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보수당내 몇몇 극우인사들도 대권을 노리고 있지만 승산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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