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김나정 아나운서가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관람한 소감을 적었다. “여성을 온통 피해자처럼 그려놓은 것 같아 같은 여자로서 불편했다”는 게 김 아나운서의 관람 평이다. 자신의 생각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김 아나운서는 “다투지 마시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 아나운서는 2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책은 아직 읽지 못했지만 오늘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왔다”며 “여자로 태어나 살면서 이 영화처럼 남자, 여자가 불평등하고 매사에 부당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살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자로 살면서 충분히 대접받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것들도 너무 많은데, 부정적인 것들에만 주목해 그려 놓은 영화 같다는 생각”이라며 “여성을 온통 피해자처럼 그려놓은 것 같아 같은 여자로서 불편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페미니스트들은 여자의 권력을 모르는 사람들 같다”며 “바보 같은 여자들의 특징은 마음 속으로는 대게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더 많이 내야하고, 결혼할 때 집은 남자가 해 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남자가 스스로를 나쁜 남편, 또는 고마워할 줄 모르는 남자라고 남자들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들면 본인이 관계에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아무튼 내 생각은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기 마련인데(남자도 마찬가지고) 여자로 태어나서 좋은 점을 보고 행복하게 사는 게 나는 좋다”며 “예쁘고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하루하루가 모든 것이 예쁘게 보이고 행복하다. 그냥 개인적인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김 아나운서의 관람 평에 즉각 반응했다. “멋지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아나운서의 글에 불편함을 드러낸 인스타그램 아이디 merr****은 게시물 댓글을 통해 “페미도 아니고 같은 여자지만 부끄럽다”며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것, 행복한 것들이라고 써놓은 것 자체가 여자라는 존재를 본인이 만들어놓은 기준과 잣대 안에 가두는 거라는 걸 왜 모르시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남녀 대립을 조장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냥 우리 어머니 얘기, 누나 얘기, 이모 얘기인 거다. 영화 속 남자 주인공 모습도 우리 아버지, 형, 삼촌 얘기다. 누가 더 힘들고, 누가 더 억울하다 식의 주장은 아무 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어린 아이들이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아이디 down****은 “‘권력’이라는 건, 예쁨 받고 사랑 받고 애교 부려서 남자를 다독여 주는 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영향력 있고 큰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남자한테 사랑 받는 게 권력인가? 본인의 가치를 그 정도로 밖에 안 두시는 건가? 아나운서라는 능력 있는 사람이 겨우 남자한테 종속되는 걸 권력이라 생각한다니.. 정말 진심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아울러 “그 시간에 남자들은 정치인 되고, 기업가 되고, 고위층 장악한다”며 “누군가의 아내, 눈요깃거리로 살아가는데 만족하지 마셨으면 좋겠다. 당신은 매우 아름답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반면, 아이디 juns****은 “(김 아나운서 의견에) 너무 속 시원하다”며 “직장에 다니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지만, 엄마로서 여자로서 행복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와 기쁨이 얼마나 많은데.. 목소리를 낸다며 안 좋은 점만 크게 보는 건 아닌지 너무 의아했었다. 여자로 태어나서 엄마로 희생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적었다.
아이디 jhs.w****은 “남녀로 다르게 태어난 것까지 불평 불만할 게 아니고 다른 건 인정하면서 서로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겠다”고 했고, 아이디 lord****은 “아름다운 사람은 다른 이를 혐오하거나 미워하지 않음.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썼다.
갑론을박이 계속되자 김 아나운서는 새로운 글을 올려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저의 의견은 페미니즘이나 영화 자체에 대해서 ‘맞다, 틀리다’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 피드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 역시 좋은 댓글이든 안타까워 하시는 댓글 모두 저는 다 소중하고 감사하다”며 “읽으면서 저 역시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고 댓글로 생각을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더 더 더 감사한 마음이다. 다투지 마시라“고 적었다.
댓글 0